보름 남은 미 대선…한국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대선이 보름 뒤 열린다. 박빙 승부로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한국 기업들은 양 후보의 경제정책을 모두 분석하고, 정책이 미칠 영향·파장 등을 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제조기업들은 양 후보의 공약 중 ‘관세·통상 정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양 후보의 경제 정책 중 가장 주목되는 것 2개씩 꼽아달라고 주문한 결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전략적 표적 관세 추진’을 답한 기업이 전체의 17.4%에 달했다. 해리스 후보는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이어 전면적 관세 부과에는 반대하지만, 중국산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에 전략적으로 부과하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해리스 후보의 경제 정책 중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얻은 건 ‘동맹국 중심의 다자간 통상 확대’(17.3%)였다. 해리스 후보는 동맹국과의 국제협력과 다자 협상을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공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경제 정책 중에서는 ‘보편·상호적 관세 확대’를 꼽은 기업이 25.6%로 가장 많았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모든 수입품에 현재 평균 3%대인 미국의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로 샹향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멕시코 생산 중국 자동차에 최대 100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후보의 경제 정책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얻은 것 역시 통상 정책인 ‘미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통상전략 추진’(18.5%)이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양자 협상을 강화하고,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온 쇼어링’ 정책을 통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대선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 이후 국제 무역 환경을 묻는 질의에 ‘관세장벽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64.7%)이라 답한 기업이 ‘국제협력으로 세계 시장이 확대될 것’(35.3%)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글로벌 에너지 정책 환경에 대해서는 ‘탈탄소 재생에너지 사용압력 확대’(60.7%)를 전망하는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원전 활용 확대’(39.3%)를 내다보는 기업보다 많았다.
대선 결과에 따라 투자 전략이나 경영 방침이 바뀔 가능성을 묻자 ‘일부 개편이 가능하다’(36.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개편할 여력이 없다’(33.7%), ‘개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28.0%)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전면 개편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대선 이후 한국 정부의 과제에 관한 질문(복수 응답)에는 ‘경제안보 강화를 통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42.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통상이슈 대응 지원’(36.7%), ‘첨단산업 지원 확대를 통한 경쟁력 제고’(30.0%) 순으로 조사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미국 대선은 단순히 미국 내부의 변화를 넘어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 이벤트”라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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