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손 또 들어줬다… 경영권 표대결 박빙 전망
고려아연 자기주식취득 예정대로
지분율 2%p차… 국민연금에 달려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저지하기 위해 2차로 낸 가처분 신청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경영권 분쟁은 결국 박빙의 표 대결을 앞두게 됐다. MBK는 추후 다시 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우선 23일 마감되는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2%포인트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빙의 표 대결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이 경영권 분쟁의 가늠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를 완료하고, 이후 의결권 강화를 통해 MBK-영풍 연합의 국가기간산업 훼손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사주 공개매수의 불확실성을 높여 주주들의 불안감을 조성해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의도적으로 기획된 꼼수라는 사실을 반증한다"며 "영풍·MBK의 공개매수보다 6만원이 많은 확정이익에도 5%가 넘는 주주들에게 인위적으로 재산상 손실을 끼쳤다는 점에서 시세조종·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조사와 법적 처벌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지난 2일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보다 앞서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이 먼저 기각됐다.
이에 대해 MBK는 "손해배상청구, 업무상 배임 등 본안소송을 통해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에 대해 자기주식 공개매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며 "본안소송 단계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문제점과 위법성을 명백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결정과 MBK가 추후 법적 대응을 하기로 한 만큼 우선은 오는 23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가 변수없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지분 2.5%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시장 예상대로 2%포인트 차가 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 회장 우호세력은 33.99%, 장 고문 측은 33.13%로 추정됐는데 영풍·MBK는 지난 14일 마감된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서 5.34%의 지분을 확보했고,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 지분 2.5%를 가져가게 돼 각각의 우호세력은 장형진 영풍 고문 측 38.5%, 최윤범 회장 측이 36.5%로 추정된다.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의 마지막 변수가 사라지면서 양측은 이사회 구성을 놓고 표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액주주의 경우 고려아연에 손을 들어주고 있지만, 이번 공개매수 후 얼마나 남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최근 10개년(2015~2024년) 영풍 정기 주주총회 중 8개년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올해도 최창원 전 국무조정실 제1차장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대해 "공직자 윤리위원회취업승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법령상 이사로서의 결격사유가 있다"고 반대표를 행사했다.
같은 기간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3개년에서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이 중 2022년에는 장형진 고문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반대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당시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려운 자에 해당한다"고 반대 이유를 들었다. 올해 주총에서는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건을 포함한 8건의 사내·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영풍·MBK는 다음달 중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 선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정해지는 절차에 따라 향후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정해지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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