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수부대 러시아 파병’ 발표에 침묵
북, 러시아에 포탄·미사일 제공 의혹도 부인해와
국제사회 비난, 주민들 불만·반감 등 의식한 듯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결정하고 병력이 실제 이동했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1일 대규모 병력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한 기사를 싣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도 당국의 담화 등 입장이 담긴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8일 북한 특수부대 1500명이 러시아로 이미 이송됐고 앞으로 총 1만2000명이 파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파병을 스스로 공식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병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에게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한 유엔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파병 소식이 알려지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거나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파병을 부인하더라도 구체적인 정황이 나오고 있어 외려 국제적 관심만 높아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러시아도 이달 초 우크라이나 언론 등이 북한의 파병설을 제기했을 때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으나 한국 정부의 발표 이후에는 침묵을 지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군 파병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국방부에 질문해야 한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파병을 공식 인정하면 각종 논란이 잇달아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얻을 이익이 없다”라며 계속 침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 정부의 파병 발표를 반박할 논리를 마련한 뒤 공식 입장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뒤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군은 전방부대 일반전초(GOP) 일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군의 파병 소식을 북한 주민에게 알렸다. 국군심리전단의 ‘자유의 방송’은 외신 보도를 인용해 “지난 17일 볼로디미르 젠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며 북한군의 파병설을 공식화 했다”고 전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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