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엔진 탑재한 대명소노, 경영권 접수하고 날아오를까

허인회 기자 2024. 10. 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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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이어 에어프레미아 지분도 확대…2대 주주로
“경영권 인수 없다”라지만 LCC 뒤흔들 큰 그림 그리나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에어프레미아 제공

대명소노그룹의 광폭행보에 항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22%) 절반을 인수했다. 티웨이항공 2대주주로 올라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LCC) 지분을 사들인 셈이다. 대명소노그룹은 두 LCC의 경영권 인수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의 공격적 행보를 보면 단순히 지분 확보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2%의 절반을 47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는 소노인터내셔널이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 50%를 2025년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포함됐다. 사실상 소노인터내셔널이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는 의미다.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는 AP홀딩스로 46%(우호지분 포함)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명소노의 항공사 지분 확보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대명소노 측은 소노인터내셔널과 대명소노시즌을 통해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했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인수했다.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29.98%)과의 지분 차이는 3%대에 불과하다. 대명소노는 이번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로 국내 LCC 2곳의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항공사 지분 확보에 업계에선 대명소노가 조만간 경영권 확보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티웨이항공의 2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이 공개매수를 통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티웨이홀딩스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명소노 측은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에 선을 긋고 나섰다. 공개매수 등 지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 역시 '사업 다각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소노인터내셔널 측은 "단순한 항공산업 진출을 넘어 소노가 가진 폭넓은 국내외 인프라와 항공업 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는 최근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2019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 이름을 '소노'로 바꾸고 베트남 '소노벨 하이퐁' 리조트의 위탁 운영을 시작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2022년엔 미국 워싱턴 '노르망디 호텔', 2023년 미국 뉴욕 '시포트 호텔', 올해 프랑스 파리 '호텔 담데자르'와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도 인수했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은 추가 해외 투자를 위해 꾸준히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항공업은 서 회장의 오랜 숙원이었다. 서 회장은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인 고 서홍송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회장직에 올랐다. 2011년 당시 서 회장은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꾸준히 항공업 진출을 모색해왔던 서 회장이 단순히 지분 확보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통합 LCC' 대항마 염두에 둔 행보?

일각에선 내년 LCC 업계가 재편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서 회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두 항공사 계열의 LCC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도 모두 합쳐 국내 1위 LCC 항공사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LCC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지분을 갖고 있는 대명소노가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두 LCC를 합병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뉴욕·LA·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노선을, 티웨이항공은 유럽·호주 노선을 취항하고 있어 진에어 등 통합 LCC와 비교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두 항공사을 모두 인수하기 위해서는 재무적 부담이 크다. 무리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도 있다. 이에 한 곳만 먼저 경영권을 접수해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다음 추가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1대주주와 지분 격차가 약 3%포인트에 불과한 티웨이항공보단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가 더 용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지분 확보 당시 최대주주인 예림당과는 특별한 접촉은 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 과정에선 최대주주인 AP홀딩스와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계약엔 JC파트너스가 보유한 공동경영권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2대주주인 JC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의 운항, 정비, 경영지원 등 운영 부문에 경영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향후 JC파트너스의 잔여 지분 콜옵션 행사와 동시에 AP홀딩스 지분도 함께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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