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 손흥민의 미묘한 발언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22일 만의 부상 복귀전에서 골 맛을 본 손흥민(32·토트넘)의 남다른 각오가 눈길을 끈다. 여전히 전성기 기량을 뽐내고 있는 그가 축구 선수로 마지막을 거론했다.
손흥민은 지난 19일 영국 런던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토트넘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은 3-1로 앞선 후반 15분 웨스트햄을 상대로 시즌 3호골을 터뜨리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심을 지웠다. EPL 통산 기록을 따진다면 123호골로 라힘 스털링(아스널) 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9위가 됐다.
손흥민은 자신의 득점 외에도 토트넘이 후반에 넣은 두 골에 모두 기여하면서 갈채를 받았다. 당연히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맨 오브 더 매치(MOM)도 그의 몫이었다.
그런데 손흥민의 활약상보다 눈길을 끈 것은 뒤늦게 화제를 모은 그의 인터뷰 발언이었다. 손흥민은 EPL 중계권사인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슬프게도 난 이제 32살”이라며 “지나간 모든 경기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래서 모든 경기를 진지한 자세로 뛰고 있다. 내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재미있는 경기가 되길 원한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마치 은퇴를 앞둔 노장 같은 손흥민의 발언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남기고 있다.
손흥민이 축구 선수로 최고의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예년보다 축구 선수들이 은퇴하는 시기가 늦춰지고 있으나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를 경계할 나이인 것은 분명하다. 스프린터인 그는 이 부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토트넘과 계약 연장이 순탄치 않은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지만 아직 재계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지난 재계약 당시 맺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는 전망만 반복된다.
손흥민은 자신이 떠나더라도 토트넘 레전드로 기억해달라는 당부를 남긴 바 있고 이와 맞물려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인상이 짙어지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이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손흥민을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관계없이 이번 시즌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가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보스만 룰(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선수가 구단 허락없이 타 구단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올 겨울부터 이적설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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