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도 끝내 풀지 못한 난제. '불펜과 타격'. 2년 연속 KS 약속도 못지켰다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정규리그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결국엔 포스트시즌에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발목을 잡고 말았다.
정규리그 3위 LG 트윈스가 2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탈락하며 2024시즌을 최종 3위로 마감했다.
지난해 29년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LG 시대를 열었고 올시즌에도 3위에 오르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이라는 결과물로 강팀의 이미지를 이어나갔지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약해진 불펜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고, 주전 9명의 뒤를 이을 백업 멤버를 키우는데도 실패한 것이 LG가 정규리그에서 1위 싸움에서 밀리고 가을야구에서도 힘이 빨리 떨어진 이유가 됐다.
LG는 지난해 강력한 타선과 함께 튼튼한 불펜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서 선발 최원태가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4실점을 하며 내려가는 위기에서 LG는 이정용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 등 7명의 불펜 투수가 무실점으로 막고 8회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5대4의 역전승을 거두는 드라마를 쓸 정도로 강력한 불펜을 보유했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 고우석이 미국으로 떠나고 이정용이 상무에 입대, FA 계약을 한 함덕주는 수술을 받아 전반기엔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시 필승조를 세팅해야했고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을 새 마무리로 낙점하고 베테랑 김진성과 백승현 박명근 김유영 등으로 새로운 필승조를 만들려 했다. 그리고 FA 자격으로 롯데로 떠난 김민성을 대신해 구본혁을 내야 백업으로 놓고 2년차 유망주 김범석을 상무로 떠나는 이재원을 대신할 우타 대타 요원으로 키우려 했다. 9명의 주전이 지난해같은 좋은 타격을 해줘야 불펜 투수들도 여유를 가지고 던질 수 있고, 백업 요원들도 적은 부담 속에 클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 내내 LG 타선은 기복을 보였고 불펜 역시 널뛰기를 했다. 꾸준한 모습을 보인 투수는 마무리 유영찬과 베테랑 김진성 정도였다. 그럼에도 시즌 중반까지 KIA 타이거즈와 1위 경쟁을 했지만 맞대결에서 힘없이 무너지며 1위 경쟁에서 탈락하더니 삼성에게 2위 자리마저 내줘 결국 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시리즈에 올라 역전 우승을 하기 위해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긴 여정을 해야 하는 상황.
염 감독은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이기고 올라온 KT 위즈와 치열하게 싸웠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숙제였는데 염 감독은 선발을 해결책으로 냈다. 1선발로 데려온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구위가 좋은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렸다.
준PO에서는 이 전략이 성공했다.
에르난데스는 5경기 모두 등판하며 무실점으로 막고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손주영은 3차전에 5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더니 5차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기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여기에 2차전과 5차전서 승리투수가 된 임찬규의 활약을 더해 LG는 2,3,5차전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의 변칙 기용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결국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불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데다 준PO를 거치며 야수들의 체력까지 떨어지며 삼성과 타격전에서 밀렸다.
손주영이 선발로 돌아가고 에르난데스가 마무리로 고정되면서 선발과 마무리 사이를 기존 불펜 투수들이 메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1,2차전서 불펜진은 삼성 방망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차전서 선발 최원태가 3이닝 7안타(2홈런) 5실점으로 강판된 뒤 유영찬 김진성을 비롯해 8명의 불펜 투수가 끊어 던지기를 했으나 5점을 더 내주면서 점수 차만 벌어졌고 결국 4대10으로 패했다.
2차전 역시 마찬가지. 선발 손주영이 4⅓이닝 동안 5안타(1홈런) 4실점(3자책)을 한 뒤 7명의 불펜 투수로 삼성 타선을 막으려 했지만 4개의 홈런을 더 얻어맞으며 5대10으로 졌다.
초반부터 리드를 당한데다 불펜이 추가점을 내주면서 점 수 가 커지니 승부를 걸어볼 수가 없어 에르난데스를 써보지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졌다.
잠실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 준PO MVP인 임찬규가 5⅓이닝, 5일을 쉰 에르난데스가 3⅔이닝을 합작해 1,2차전서 20점을 뽑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홍창기의 희생플라이로 뽑은 1점을 지켜 1대0으로 승리하며 벼랑 끝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4차전서 삼성 강민호에게 솔로포를 맞고 0대1로 패해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염 감독은 "중간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면서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어렵게 치렀다. 이렇게 하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이다. 마무리 훈련부터 채워서 내년엔 잘 준비하겠다"며 "올해 '타고' 시즌이었는데 우리 팀은 아니었다. 힘을 갖고 있는데 결과는 빅볼이 안됐다. 분석이 돼 있으니 성장할 수 있는 훈련을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1년 동안 우리 팬분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감사드린다. 팬들의 기대에 맞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올시즌 아쉬움을 내년에 꼭 채울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 내년에는 꼭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성적 올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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