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과·알·세] `AI발 빅뱅`에 새는 전력 에너지… 무탄소 `소형 원전`으로 막는다

이준기 2024. 10. 21. 06: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제·안전성 갖춘 SMR에 투자
'청정' 핵융합·수소 상용화 속도
우리나라의 혁신형 SMR 조감도. 한수원 제공

AI 혁명과 기후위기가 동시에 닥치면서 글로벌 에너지 생태계에 변화가 시작됐다. 당장 구글, MS,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들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로 감당이 안되는 AI발 전력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원자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재생에너지를 원자력과 연계하거나, 미래 무탄소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재조명받는 원자력 분야 기술혁신을 이어가고,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국가 차원의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빅테크는 에너지 산업·R&D '큰손'

생성형 AI로 촉발된 AI 혁명 시대를 맞아 전력 소모가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폭발적인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전력공급과 전력망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AI 관련 산업의 전기 소비량은 2026년까지 2022년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150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는데, 이들 데이터센터는 1000㎿급 원자력발전소 2기 이상에서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는 1986㎿를 소비한다.

문제는 AI혁명이 점점 가속화되면서 GPU와 AI반도체 증가로 인해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증설과 신규 건설에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줄 원전 기업들과 손잡고 있다.

원자력 중에서도 건설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대형 원전보다는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춘 소형모듈원자로(SMR)이 주목받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500㎿급 이하의 소형 원전으로,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시키면서 무탄소 에너지원이라는 장점이 있다.

◇죽은 원전 살리고 SMR 상용화 당기고

실제로, MS를 비롯해 아마존, 오픈AI, 구글, 메타 등이 데이터센터를 위한 차세대 전력원으로 SMR 관련 기업과 전력 구매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구글은 미국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가 앞으로 가동하는 SMR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고, MS는 1979년 원전 사고 이후 폐쇄된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스리마일섬 원전을 다시 가동해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원전기업인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역시 지난 3월 펜실베니아주의 탈렌 에너지와 계약을 통해 원자력 기반의 데이터센터 단지인 큐뮬러스 데이터센터를 인수했고, 수스케한나 지역에 향후 10년간 원자력 에너지 구매계약을 맺었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진흥본부장은 "원자력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달리 전력 생산의 간헐성 문제가 없어 24시간 중단없이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 탄소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대형 원전보다는 경제성과 안전성, 유연성을 갖춘 SMR를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원으로 선호하고, 실제 관련 기업과 전력구매계약까지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역대 산업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서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만 최소 10기가와트 전력이 필요하고,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만 49기가와트에 달할 것"이라며 "신규 원전건설과 차세대 SMR 조기 상용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핵융합 상용화 10년 앞당기겠다"

빅테크들은 원자력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강한 관심을 갖고, 혁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과 AI혁명 가속화에 따른 미래 전력 수요를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에 이어 수소, 핵융합까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행보다.

미국에선 약 50개 핵융합 분야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트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 등이 핵융합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이들은 핵융합 상용화 시기를 2050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에너지 선진국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무탄소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친 기술개발에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고, 산학연 R&D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경수 인애이블퓨전 이사회 의장은 "AI 등 디지털 사회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소비는 가파르게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 추세에 따라 핵융합 상용화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차세대 에너지 기술 선점과 미래 에너지 기술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