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도전과 응전

유건연 기자 2024. 10.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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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기상이변과 이상기후가 농업 발목을 잡고 있다.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는 명저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 문명은 자연과 환경 변화(도전)에 당당하면서도 지혜롭게 맞서는, 즉 응전(應戰)하면서 탄생하고 진화해왔다는 탁월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농민의 용감한 이 '응전'을 제도적·기술적으로 뒷받침할 정부와 농업연구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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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기상이변과 이상기후가 농업 발목을 잡고 있다.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르는 경영비와 만성적인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이 커지는 농업분야에 또 다른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간당 100㎜에 달하는 물폭탄이 국지적으로 퍼붓는 극한호우는 이제 일상이 됐다. 4월 중순부터 5월초까지도 서리가 내리고, 늦가을 수확 때 쏟아지는 우박이나 찜통더위가 한달 이상 지속하는 폭염 현상이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에선 7월초 국지적으로 형성된 비구름이 만들어낸 물폭탄이 불과 한두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내 논밭이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막대한 피해가 2년 연속 발생했다.

사람도 견디기 힘든 기상 상황에 농작물은 더 혼란스럽다. 봄철 개화기 저온피해, 여름철 잦은 비에 이어 강도가 세지는 불볕더위는 과수를 비롯한 노지 밭작물에 치명타를 안긴다.

그렇다고 하늘만 쳐다보며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변화무쌍한 이상기후에 순순히 당하고만 있을 순 없다.

올 3월 고랭지포도 주산지인 경북 상주시 화동지역의 농가들은 해마다 되풀이하는 저온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비가림 하우스에 이동식 난방장치를 설치하고, 고체연료를 활용한 연소법을 적극 활용했다. 정부에선 이동식 난방장치에 면세유를 공급하도록 지침을 고쳐 농가를 측면 지원했다.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는 명저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 문명은 자연과 환경 변화(도전)에 당당하면서도 지혜롭게 맞서는, 즉 응전(應戰)하면서 탄생하고 진화해왔다는 탁월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낯선 환경과 외부(다른 문명집단)로부터의 자극·압박 등 어려움(역경)이 클수록 인류는 응전을 통해 더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극한호우와 전례 없던 폭염 등 우리 농업계가 반드시 이겨내야 할 도전은 더 거세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상기후로 인한 극한 도전에 농사를 포기할 순 없다. 맞서야 한다. 봄철 저온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농민들의 지혜로운 응전은 올해 일부에서 승리했다. 농민의 용감한 이 ‘응전’을 제도적·기술적으로 뒷받침할 정부와 농업연구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농작물재해보험·농업수입안정보험의 세밀한 설계로 실농한 농민의 재기를 도와야 한다. 기후변화라는 극한 도전을 이겨낼 응전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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