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영 케어러 무반응 국가… 대응 꼴찌 수준”

영 케어러(가족 돌봄 청년)는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부모 등에게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청소년’으로 정의한다. 10대 영 케어러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학교나 지자체 등에 잘 알리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집단’, ‘잊힌 최전선’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게 국제사회 평가다. 영 케어러 문제의 대표 연구자로 꼽히는 아그네스 레우 스위스 바젤대 교수는 2022년 ‘청소년 연구 저널’에 낸 보고서에서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을 7단계로 분류했다. 최고 수준인 1단계(정책 완비)는 영 케어러의 부모·조부모 간병·부양 부담이 최소화된 경우인데, 이런 국가는 전 세계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영 케어러를 사회문제로 보고 관련 지원책을 정비한 영국이 다음 단계인 2단계(선진 수준)로 분류된다. 잉글랜드 지역을 기준으로 17세 이하 영 케어러가 16만6000명대에 달하는 영국은 2014년 ‘아동 및 가족법’을 만들어 지방정부가 영 케어러 현황을 의무적으로 파악하도록 권고했다. ‘케어러스 트러스트’ 등 자선단체가 중증 질환 부모·조부모의 용변 처리 등 간병 업무를 지원한다. 미성년자나 20대 초반인 영 케어러가 직접 돌봄 업무를 맡는 경우 생계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일주일 단위로 돌봄 수당을 지원한다.

다음은 3단계(중간급)로 25세 이하 영 케어러가 23만명이 넘는 호주 등이 해당된다. 오스트리아·독일·스위스 등이 4단계(준비 단계), 프랑스·미국 등이 5단계(인식·정책 신생국), 방글라데시·일본 등이 6단계(인식 초기 단계)다. 한국 등 나머지 국가들은 영 케어러 대응 체계가 거의 없는 7단계(무반응 국가)라고 레우 교수는 봤다. 다만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서울 등 일부 지자체에서 영 케어러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든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우리나라 대응 수준을 5단계와 6단계 사이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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