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尹韓 면담, 당정관계 분수령…金여사 이슈 해법 주목(종합2보)
친한 "여사 이슈 매듭지어 전략적 공존"…친윤 일각, 韓에 "자기정치·하극상" 비난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철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을 하루 앞둔 20일 여권 안팎에서는 이번 만남이 향후 당정 관계를 포함한 정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특히 한 대표가 요구해온,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과 의정 갈등 해법 등을 두고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면담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이슈들을 모두 정리해야만 야권의 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며 면담을 앞두고 '대통령실 내 측근 정리 등 '3대 해법'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상태다.
'여당 내 야당' 자처한 韓, '여사 3대 해법' 관철 고심
한 대표는 '텃밭 수성'에 성공한 10·16 재보선 결과를 발판으로 여권 쇄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른바 '여당 내 야당' 전략으로,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공세에는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도 대통령실의 쇄신을 바탕으로 당정관계를 재설정해 주도권을 쥐고 나간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둘러싼 정국의 뇌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등 '3대 해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한 대표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위한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대책을 주문하면서, 동시에 의정 갈등 해법, 수평적 당정관계 정립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면담 결과가 사실상 윤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는 점에서 '빈손 회동'으로 끝날 경우 당정 관계와 한 대표의 정치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측근들과 면담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할 말은 다 하고 돌아오겠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면담 관련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은 통화에서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을 만나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담아서 진솔하게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서는 '여당 내 야당' 전략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를 '전략적 공존' 관계로 재설정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지금까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이 부각됐지만, 결국 우리로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전략적 공존'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수평적 당정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거대 야당에 맞서 차기 지방선거 승리를 거쳐 종국에는 차기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를 함께 이뤄 공멸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정 관계 재설정을 통해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로 전면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한 대표의 리더십 부각을 기대하는 기류도 읽힌다.
면담 하루전 친한·친윤 신경전 고조…추경호 "당정 다시 하나 기대"
그러나 면담을 앞두고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 사이에 놓인 감정의 골은 여전히 깊은 듯 보인다.
친한계는 여권이 김 여사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해야만 야당의 탄핵 공세도 막아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친윤 지도부가 야당의 대통령실 공격에 '철벽 방어' 모드였던 것과 달리 당이 용산의 변화를 주도해내야만 악화한 민심을 돌려세울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JTBC 인터뷰에서 "대통령 부인의 문제가 의제로 오른다는 것 자체가 저희로서는 상당히 부끄럽고 가슴 아픈 대목"이라면서도 "앞으로 2년 반을 이대로 갈 수 없지 않나. 어떻게 해서든지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사안을 놓고 친윤계의 인식은 다르다. 친윤계는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오히려 당정 갈등을 키우고 야권의 탄핵 공세에 빌미를 준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무능함에도 정치적 잔기술만 하는 한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신뢰 기반이 없는 독대는 독대가 아니라 하극상이나 담판"이라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이용호 전 의원은 "독대는 동네방네 떠들면서 하는 게 아니라 쥐도 새도 모르게 하는 것이며, 하고 나서도 무덤까지 침묵을 지키는 것"이라며 "대통령 비서실 인사까지 왈가왈부하는 것은 분명 경계를 넘은 것이다. 자기 정치이며 권력투쟁으로 비친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은 당정 화합에 방점을 찍는 면담이 되길 기대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내일 면담 이후에 당정이 다시 하나 되는, 국민이 우려하는 당정의 모습이 아닌 그런 좋은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대표의 신뢰 파탄이 우파 진영의 위기로 이어지는 지금, 신뢰가 다시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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