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심위원장, '김 여사 디올백 영상' 접속차단 시도 정황 드러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인터넷 언론 '서울의소리'가 방송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영상의 접속을 차단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MBC가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메시지를 보면, 방심위의 인터넷 심의 담당 국장은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의소리'의 김 여사 디올백 보도 예고편이 나간 뒤 류 위원장으로부터 해당 영상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해당 국장은 예고편 방송 다음날 새벽 5시 반쯤 실무 팀장에게 "위원장님이 어제 늦은 밤 11시 넘어 오늘 권리침해 긴급 안건 상정을 지시한 게 있다"면서 30분 일찍 출근하라고 합니다.

이어, 서울의소리 예고편 유튜브 영상 주소를 보내며 "오늘 긴급 안건으로 올라갈 예정"이라면서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 안건 상정을 위한 규정 검토도 지시합니다.

인터넷 언론 보도가 방심위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와 관련해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권리침해' 안건의 경우 민원 접수 순서에 따라 심의한다는 기본 원칙도 지키지 않은 채 서울의소리 영상의 접속 차단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 팀장이 '감시·비판 보도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지시 이행이 어렵다고 보고하자, 류 위원장은 '경호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또다시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김건희 여사 측이 지난해 11월 27일 새벽 1시 반쯤 방심위에 디올백 영상을 삭제해달라는 민원을 넣었는데, 류 위원장이 이보다 두 시간여 앞서 지시했던 점으로 볼 때 양측의 사전 교감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방심위는 위원장 단독으로 안건을 제의할 수 있으며 디올백 영상을 긴급 안건으로 심의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김 여사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용주 기자(tall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48117_36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