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전략광물' 국내 유일 생산…"투기자본에 넘어가면 큰일"
방산업계 "비전문 기업에 경영권 넘어가면 생산·관리 우려"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경영권을 쥐게 될 경우 핵심 전략 광물자원의 생산과 관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자칫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광물 관리를 제대로 못해 중국과 일본 등 대외 무역에 혼란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전략 광물자원인 '비스무트'와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으로 꼽힌다. 비스무트는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에 쓰이는 전략물자로 수출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품목이다. 무연 황동의 주 원재료로 국제 환경규제로 황동 제품에 연 사용이 제한되면서 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비해 전자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네오디뮴 자석의 대체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안티모니는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 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가 되는데, 섬유와 플라스틱, 전자기기 등에 첨가해 불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안티모니와 갈륨, 저마늄 등 일부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 특정 중국 업체들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국제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어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실정이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톤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에 공급하고 있고, 안티모니는 국내 시장 규모인 4000톤 중 60%를 고려아연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고려아연 생산량 외에는 대부분 물량은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생산·관리하는 전략광물자원을 다른 비전문 업체가 원활하게 관리하고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전략광물자원의 공급 차질 등이 발생할 경우 방위산업을 넘어 국방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핵심전략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으로서 국내에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고려아연이 유일하다"며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영향이 적었던 건 고려아연이 기존 60%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이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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