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사저, 헤즈볼라 드론 공격 받아…방공망에 ‘구멍’

총리 부부 출타, 사상자 없어…이 “무거운 대가 치를 것” 경고

이스라엘군이 하마스·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 지도자 제거에 연이어 성공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저가 19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방어 자체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레바논 국경에서 약 70㎞ 떨어진 이스라엘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 사저가 이날 오전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총리 관저는 예루살렘에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전쟁 발발 후 네타냐후 총리를 표적으로 한 공격이 단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공격 당시 해당 지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으며 드론 1대가 사저 인근에 떨어져 피해를 입혔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사저 일부가 파손됐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구체적인 피해 현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공격 당시 네타냐후 총리 부부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3대가 날아왔으며 이 가운데 1대가 카이사레아의 건물을 타격했고 나머지 2대는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오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오늘 나와 내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세력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공격 주체로 헤즈볼라를 지목하며 이번 공격과 거리를 뒀다.

총리 사저를 겨냥한 공격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1인자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하자 헤즈볼라가 “전쟁이 새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날 레바논 국경에서 약 20㎞ 떨어진 이스라엘 북부 도시 아크라에서도 레바논에서 날아온 로켓 파편에 맞아 50세 남성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겹겹의 방공망을 동원해 이를 대부분 요격하고 있으나, 일부 방어에 실패한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총리 사저까지 공격받은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총리 사저가 드론 공격을 받은 것은 이스라엘 방공망이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