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도소매업…온라인 쇼핑·무인점포만 ‘나 홀로 성장’
2013년 이후 취업자 비중 ‘최저’
내수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고 온라인 쇼핑과 무인점포 등 산업구조 변화가 빠른 탓에 도소매업 취업자 비중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의 그늘과 함께 산업구조상 고용이 늘어날 여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경향신문이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도소매업 취업자는 320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83만3000명) 중 11.1%를 차지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소매업 취업자 비중은 2015년 1분기에 정점(15.1%)을 찍은 후 해마다 줄고 있다.
특히,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 폭(10만4000명)은 2021년 11월(12만3000명) 이후 최대 규모일 정도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건설업과 함께 내수를 진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도소매업 취업자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 실제 민간소비 중 상품 소비의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2022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감소했다.
소비가 부진하면서 재고는 쌓이고 있다. 도소매업 재고액지수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10.6, 113.6으로 전기 대비 2.8%, 2.7% 증가했다.
상품 소비 감소세…4분기 고용도 ‘먹구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에서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상품 소비는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세를 지속하며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게 무인화나 전자상거래 이용 증가 등으로 고용을 줄여나가는 구조적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대부분 소매업종에서 생산지수가 줄었으나 온라인쇼핑과 TV홈쇼핑 등 무점포 소매업은 1분기 3.8%, 2분기 5.3% 증가했다.
향후 도소매업 고용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일 소매유통업체 5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전망치를 보면 올 4분기는 80으로 집계됐다. 이는 소매유통업체들이 4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기준금리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 가계소비가 늘어날 여지는 생겼지만, 가계 대출과 실질소득 정체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가계와 기업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금리 인하에 따른 소비 및 투자 여건 개선이 제한적”이라며 “제조업 수출 둔화와 건설경기 부진으로 관련 서비스업의 성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 고용 시장도 한파가 불고 있다. 올 3분기 건설업 취업자 비중은 7.1%로 지난해 같은 기간(7.4%)보다 0.3%포인트 줄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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