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와르 제거 후에도… 이스라엘, 가자지구 또 폭격

박영준 2024. 10.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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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확전일로’
美 바이든 “해결 기회” 휴전협상 압박
네타냐후 “전쟁 아직 안 끝났다” 강조
“승리 넘어 중동 질서 재편 노려” 분석
이란·헤즈볼라도 ‘새로운 확전’ 예고
네타냐후 자택 드론 공격… 암살 시도
이, 헤즈볼라 정보사령부 전격 공습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를 사살하면서 중동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이스라엘군은 기세를 올려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택을 드론으로 공격하고 하마스와 이란이 거센 저항 의지를 내보이며 중동전쟁이 ‘확전일로’로 내달리는 상황이다.
도주하는 신와르… 땅굴 영상 공개 이스라엘군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습격하기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쪽 칸유니스의 한 가정집 아래에 있는 터널에서 이동하고 있다. IDF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등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언론은 이날 공격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최소 73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0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정보사령부와 지하 무기 작업장을 공습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신와르 피살 이튿날인 17일 영상 메시지에서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와르 사살 이후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이스라엘이 다음달 5일 미국 대선 전에 군사적 승리를 넘어 중동 질서 재편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을 주축으로 한 반이스라엘 무장세력 ‘저항의 축’ 지도부는 신와르를 포함, 이스라엘군의 제거 작전으로 사실상 ‘궤멸’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미국 등 국제사회는 하마스 내 대표적 강경파인 신와르 사망을 계기로 가자지구 휴전 또는 종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을 중심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네타냐후 총리 암살까지 시도하며 격렬한 저항에 돌입했다.
네타냐후 자택 주변 경비 삼엄 이스라엘 텔아비브 북쪽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에 위치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택 주변이 19일(현지시간) 헤즈볼라에 의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뒤 통제된 채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카이사레아=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19일 오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3대가 날아왔고, 이 가운데 1대가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주택 인근 건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유엔 대표부는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역할을 묻는 국영 IRNA통신의 질의에 “이번 조치는 헤즈볼라가 취한 것”이라고 답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성명을 통해 “오늘 나와 내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 세력 헤즈볼라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란은 신와르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저항정신이 거세질 것”이라고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고, 헤즈볼라 역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적들과의 대결에서 새롭게 확전하는 단계로 전환을 발표한다”고 확전을 예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신와르의 죽음은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 전선에 있어 분명 고통스럽다”면서도 “신와르의 순교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와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성명을 내고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휴전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이스라엘과 저항의 축 세력 모두가 강경 노선을 예고하면서 중재 역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신와르가 사망 직전 자신을 촬영하는 드론을 향해 막대기를 던지며 끝까지 저항하는 모습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공개되자 신와르는 ‘순교자’,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군은 그러나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을 주도한 신와르가 정작 기습 전날 땅굴로 피신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를 제거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추격전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가자지구 난민촌 탈 알술탄 지역의 소변 샘플에서 신와르의 DNA가 검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미국은 특수부대원과 정보요원, 무인기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 인질 구출과 하마스 지도부 추적을 지원해 왔으며 신와르 추적에도 미국의 정보가 도움이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신와르의 후임으로 하마스 해외 조직 책임자 칼레드 마샤알이 하마스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고 전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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