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기술 결합… ‘콘솔 불모지’ 中 게임시장 손오공이 깨웠다
‘오공’이 주목받는 이유
750억 투입 제작 中 최초의 AAA급 게임
화려한 그래픽·스토리텔링·액션 등 호평
출시 두달 만에 2100만장 팔려 ‘고공행진’
3분기 해외매출 21% 증가… 돌파구 역할
韓 콘솔 게임 현주소는
정부, 6300억 모태펀드 조성… 이자 지원
‘블루오션’ 콘솔 게임시장 육성 방안 발표
대작 한편 개발비 1000억∼3000억 소요
“이자 지원만으로는 개발 역부족” 지적
20일 게임 시장 조사업체 VG인사이트에 따르면 오공은 글로벌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서도 지금까지 2100만장이 팔려나갔다. 게임을 개발한 중국 항저우의 ‘게임 사이언스’는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스팀에서 글로벌 게임 회사 랭킹 12위에 올랐다. 개발 및 제작비 약 750억원에 비슷한 수준의 마케팅 비용이 투자됐다고 감안해도, 10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서유기라는 글로벌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덕분에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도 강화했다. 게임은 손오공의 영혼 조각 6개를 찾기 위한 주인공이자 원숭이인 천명을 지닌 자의 모험을 다룬다.
오공의 성공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저성장에 들어선 중국 게임산업의 돌파구가 됐기 때문이다. 2022년 중국 모바일게임 매출액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4.4% 감소한 1930억5800만위안을 기록했고 모바일게임 이용자 수도 6억5400만명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특히 중국 내 콘솔게임에 대한 인기가 급증하는 촉매제가 됐다. 오공의 주요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5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급증했고, 알리바바 게임 기기 목록에서 1위에 올랐다. 검은신화 오공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4 호환이 되지 않아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소니의 최신형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게임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콘솔게임 진출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정부는 지난 5월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통해 콘솔 게임 육성 강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 실체를 보면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한국 웹툰·드라마 등 주요 IP를 활용한 게임 제작을 지원한다는 방침인데, 이를 위해 올해 6300억원의 모태펀드를 조성하고 완성보증과 이자지원은 각각 250억원, 50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콘솔게임의 경우에는 약 1000억원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개발비용이 쓰인다는 점에서 정부의 콘솔게임 육성 정책이 안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검은 신화 오공의 경우 약 6년의 개발 기간과 4억위안(약 750억원)의 개발비가 쓰였다. 라스트 어브 어스 파트2의 경우 약 2900억원이,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2700억원의 개발비용이 들었다. 한해 이자지원 50억원으로는 제대로 된 AAA게임의 개발은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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