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38곳, ‘시간제 보육반’ 운영 어린이집 없다
육아지원센터 없는 곳도 112곳…“지역별 차별 심각”
지자체 육아종합지원센터나 어린이집 중 시간제 보육반을 한 곳도 운영하지 않는 지자체가 3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제 보육반을 운영 중인 지역에서도 경쟁률이 500 대 1을 넘기는 등 양육 돌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보육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31일 기준 기초지자체 112곳에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112곳 중 79개 지역은 어린이집에 시간제 보육반을 두고, 33개 지역에선 어린이집에서도 시간제 보육반을 운영하지 않았다. 양육자들이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접근권 자체가 없는 셈이다. 33개 지역에 등록된 36개월 미만 아동 중 시간제 보육반 이용 대상(어린이집 재원 아동 제외)은 총 8897명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있지만 시간제 보육반을 운영하지 않는 지역도 있었다. 광역 17개 시도와 기초지자체 117곳을 합한 134개 지역 중 52곳은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경기 가평·과천·연천·포천, 전북 남원 5개 지역에서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어린이집 모두 시간제 보육반을 두고 있지 않았다.
시간제 보육은 가정에서 6~36개월 미만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병원 진료, 단시간 근로 등으로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각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나 어린이집에 시간제 보육반을 두도록 하고 있다.
시간제 보육반은 경쟁률도 치열하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3곳은 경기 성남, 충남 당진, 대구 중구였다. 성남에는 총 5개(육아종합지원센터 4개, 어린이집 1개)의 시간제 보육반이 있다. 대상 아동은 7978명인데 정원은 15명에 불과해 경쟁률이 532 대 1에 달한다. 당진은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없어 어린이집 1곳에만 시간제 보육반을 두고 있다. 정원이 3명이라 경쟁률이 505 대 1에 이른다. 대구 중구도 어린이집 1곳에만 시간제 보육반이 있어 경쟁률이 503 대 1을 기록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보육서비스 질 향상과 시간제 보육 확대를 강조했지만 실상은 지역별 보육 서비스 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는 출산 장려를 외치기 전에 양육 공백을 보완할 사회보장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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