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철학동화

기자 2024. 10. 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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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읽는 철학동화가 인기를 얻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만든 노래가 덩달아 히트하기도 했다. 배철수가 이끄는 활주로의 노래 ‘이 빠진 동그라미’도 그중 하나다.

“한 조각을 잃어버려 이가 빠진 동그라미/ 슬픔에 찬 동그라미 잃어버린 조각 찾아/ 떼굴떼굴 길 떠나네/ 어떤 날은 햇살 아래 어떤 날은 소나기로/ 어떤 날은 꽁꽁 얼다 길옆에서 잠깐 쉬고/ 에야디야 굴러가네.”

이 노래는 미국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셸 실버스타인의 동화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사진)을 보고 라원주가 개사, 작곡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도 유명한 실버스타인은 시적인 문장과 번뜩이는 해학을 담은 철학동화로 스테디셀러 작가로 사랑받았다.

“어떤 날은 뜨거운 햇살 아래 헉헉대다가 서늘한 소나기로 기운 되찾고, 어떤 날은 눈 속에서 꽁꽁 얼다가 따뜻한 햇살에 몸을 녹였다. (…) 너무 빨리 굴러가서 벌레를 만나도 멈추지 못하고, 꽃을 만나도 향기조차 맡지 못하며, 나비를 만났지만 무동도 태워주지 못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중에서

1979년 발표된 이 노래에 앞서 철학동화 인기에 힘입어 히트한 곡이 있었다. 1978년 전일방송(신군부에 의해 KBS로 통폐합된 광주 소재 라디오 방송)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작인 ‘모모는 철부지’가 그것이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갯짓하며….”

작곡자인 박철홍은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어 절망하다가 프랑스 소설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멜로디를 썼다. 김만준이 이 책의 뒤표지에 있는 문구를 노랫말로 써서 대상을 받은 것이다. 모모는 소설 속 주인공 모하메드의 애칭이었다, 이후 모모는 영화와 연극으로 만들어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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