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이상씩 사가요” 한강 책 불티…부산서점가 모처럼 활기

박수빈 기자 2024. 10. 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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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노벨문학상 신드롬

- 영광도서 韓작가 코너 북적
- 대표작 등 9권 구입한 손님도
- 9일간 도서판매량 150배 늘어
- 전국 품귀에 재고 겨우 마련
- 다른 작가 책들도 덩달아 주목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으로 ‘한강 신드롬’이 한창인 가운데, 이에 힘입어 부산지역 서점도 코로나19 이후 잃어버린 활기를 5년 만에 되찾았다. 한 작가의 도서 판매량이 수백에서 수천 배까지 폭증한 것은 물론, 열흘이 넘도록 그의 책을 애타게 기다리는 등 진풍경이 연출됐다.

20일 부산 부산진구 영광도서에 설치된 한강 작가의 서적 판매대에 방문객이 붐비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20일 오전 10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영광도서가 문을 열자 서점으로 들어 온 고객은 하나같이 한 작가의 도서 모음 코너로 직행했다. 오전 내내 해당 코너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0대 청년부터 60대 노인까지 고객의 연령층은 다양했다. 서점 곳곳에서는 한 작가의 책에 관한 문의가 들려 왔다. “‘흰’은 현재 물량이 없어서 예약하셔야 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속상한 표정을 짓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서점에서 책을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를 포함한 3권 이상의 책을 골랐다. 한 작가의 책만 9권 구매한 고객도 있었으며, ‘소년이 온다’를 사러 왔다가 다른 작가의 책을 함께 구입한 고객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북적이는 서점에는 활력이 가득했다.

이날 서점에서 만난 박모(40대·여) 씨는 “평소에는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편이 아니었지만,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한 작가의 책이 너무 궁금했다. 그의 매력을 알고 싶어 아홉권의 책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개점과 동시에 들어 와 한 작가의 책을 집어 든 최모(60대) 씨는 “배우자가 한 작가의 책을 꼭 읽고 싶다고 해 일찍이 서점을 방문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3가지 책을 모두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책 꾸러미를 안아 들고 서점을 나선 김모(50대) 씨는 “평소에는 전공 서적만 사서 읽다가 한 작가 덕분에 오랜만에 한국 소설을 구매했다. 원래 한 작가의 책만 사려고 했었는데, 막상 큰 서점에 오니 다른 서적도 눈에 들어 와 계획보다 책을 많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영광도서에 따르면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한 작가의 도서 판매량이 약 150배 증가했다. 지난 11일~15일 나흘간 접수된 도서 예약은 1000건을 넘어섰다. 그의 책이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지방 서점은 재고를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영광도서도 지난 16일에서야 한 작가의 책을 겨우 구했다. 영광도서 관계자는 “지난 11일부터 베스트 셀러는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흰’ 순으로 한 작가의 책이 부동의 상위권을 기록 중”이라며 “시상식이 있을 오는 12월까지는 인기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도 판매량이 폭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후 그의 책 판매량은 451배 증가했다. 예스24 역시 수상 전일 대비 판매량이 ▷‘작별하지 않는다’ 3422배 ▷‘소년이 온다’ 784배 ▷‘채식주의자’ 696배 순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 센텀시티몰 지하 2층에 위치한 영풍문고에는 지난 17일 오후 한강 작가 서적 특별판매대가 설치됐다. 작가 대표작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등 5종 70권은 입고 당일 2시간 만에 매진됐다. 현재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만 소량 진열돼 있는 상태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의 교보문고와 광복점의 영풍문고는 한강 작가 베스트셀러가 모두 품절된 상태로 입고 계획도 정해지지 않았다.

한 작가의 주요 서적이 잇따라 대출 마감, 매진을 기록하자 부산 지역 도서관은 특별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부산도서관은 한강 작가 작품세계 특별 전시회를 진행 중이며, 국회부산도서관도 오는 12월 13일까지 한 작가 특별전을 개최한다. 부산도서관 관계자는 “한 작가의 주요 저서가 매진되거나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한 작가와 그의 주요 저서를 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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