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줄세우고 “기생집·지X” 막말… 정책 질의는 뒷전 [2024 국정감사]
거야 ‘김건희 국감’ 구호 내세운 영향
일부 의원 비판 넘어 비난·고성 논란
피감기관 인사도 의원 지적에 욕설도
정쟁에 성과 미미 ‘무용론’ 다시 고개
하루종일 ‘김여사 무혐의 처분’만 질의
김문수 ‘선조 국적은 일본’ 발언 공방에
환노위 국감 질의시간 5분 → 3분 줄여
일부 의원은 질의 빙자한 ‘지역구 민원’
국감 도중 ‘맛집 리스트’ 작성한 의원도
“조용히 하세요, 묻지도 않았잖아.”(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소리 지르지 마십시오.”(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문제는 이런 식의 정쟁이 국감 중 차지하는 비중은 비대한데 그 성과라 볼 만한 건 미미하단 것이다. 하루종일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을 놓고 질의가 이어진 18일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그나마 새로 확인된 거라 볼 만한 건, 검찰이 17일 브리핑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단 취지로 설명했으나 실제 김 여사 관련해 영장이 청구된 건 코바나콘텐츠 관련 사건으로 도이치모터스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단 사실 정도였다. 언제나 나오는 ‘맹탕 국감’ 꼬리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이번 국감은 사실상 ‘김건희 블랙홀’에 잡아먹혔다”며 “김 여사 의혹과 거리가 있는 상임위도 같이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니 정책 질의는 후순위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국감에서 의원이 본인 사건 관련 질의를 하거나 사실상 질의를 빙자한 ‘지역구 민원’을 하는 모습도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민주당 이상식 의원은 11일 경찰청 국감에서 본인 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질의했다가 여당 측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국감 전 본인을 수사한 경찰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의혹·이재명 사법리스크 등으로 정쟁이 끊이지 않는 법사위에서도 7일 법원행정처 국감이 열렸을 땐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법원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부산 서·동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부산 출신이지 않냐”며 해사법원 부산 설치 협조를 구했고, 전북 전주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도 “우리 전주지방법원엔 가정법원이 없다. 전북 도민들 소외감이 커진 만큼, 처장님이 설치해 달라”고 했다.
의원뿐 아니라 일부 피감기관 인사도 국감 중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7일 국감에서 최민희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목례 대신 악수를 청해 ‘기싸움’을 벌였다. 대통령경호처장 출신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8일 국감에서 야당 의원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하고 가만히 있는 건 더 병×”이라고 해 논란을 자처했다. 황인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1국장은 10일 행안위 국감에서 야당 요구를 거부한 채 안경·마스크 착용을 고수했다가 퇴장당했다.
한편 후반부에 접어든 국감은 전반부 못지않은 정쟁 국감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21일 법사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은 국감도 김건희 국감, 끝장 국감”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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