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픈AI` `엔비디아·TSMC` 동맹 흔들… 삼전 기회

유진아 2024. 10. 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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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TSMC, 블랙웰 결함에
공정문제 vs 설계잘못 네탓 공방
오픈AI 영리 전환에 지분 갈등
MS 연산능력 독점 구매 불만도
게티뱅크 제공

인공지능(AI) 산업 최강자 위치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엔비디아와 TSMC 간의 밀월 관계에 균열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자금과 인프라, 공급망 등의 문제에 봉착한 이들 기업이 협력 상대를 더 넓힐 경우 후발 기업에 기회가 기대된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검토하는 등 이들이 협력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어, AI 업계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MS와 오픈AI, 협력 관계 조정 중=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MS와 오픈AI는 협력 관계 재조정을 위해 각각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계약을 맺었다. 이는 오픈AI의 영리 전환과 관련된 지분 배분 및 거버넌스 구조 논의를 위한 조치다. MS가 아닌 클라우드 인프라 이용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도 논의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는 현재까지 오픈AI에 투자한 140억달러에 대한 대가로 주요 지분을 확보하려고 한다"면서 "영리 전환을 준비 중인 오픈AI와 지분 관련 갈등 중"이라고 보도했다.

MS와 오픈AI는 그동안 AI 시장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MS는 2019년부터 13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을 투자한 오픈AI 최대 투자자로, 오픈AI의 GPT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통합했다. 오픈AI는 MS의 자금뿐 아니라 막강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르게 기술과 시장을 키워왔다.

하지만 최근 오픈AI의 영리 기업 전환 계획과 맞물려 양사 관계에 변화 조짐이 보인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인류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AI를 개발한다'는 철학 아래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다. 현재도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를 받고, 투자금의 100배를 초과하는 이익은 비영리 모회사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런 독특한 지배구조는 투자자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면 10억달러 이상 이익은 얻을 수 없다.

이 가운데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전환할 경우 수익 구조가 변하면서 두 회사간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오픈AI는 영리 기업이 되면 수익을 일부 투자사에 먼저 돌려주기로 했는데, 그 순서와 방법에 따라 MS 지분도 영향을 받는다. 또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MS의 독점적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오픈AI의 급증하는 비용도 MS와의 동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막대한 투자로 인해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오픈AI의 컴퓨팅 비용은 2029년까지 연간 37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는 MS의 투자를 받는 대신 MS에서만 연산능력을 구매하기로 한 계약 조건에 대해 불만인 상황이다. 두 회사는 오픈AI가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MS 애저 인프라만 쓰도록 계약을 맺었다. 오픈AI 거대언어모델(LLM)을 애저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이유다.

이에 오픈AI는 지난해 다른 곳에서도 연산능력을 구매하기 위해 재협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MS의 동의 하에 오라클과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 규모의 연산능력 구매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최근 몇 주간 향후 계약에 대해 협상했지만 계약 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오픈AI는 MS가 아닌 다른 협력상대를 찾고 있다. 양사 계약에는 오픈AI가 범용인공지능(AGI)을 구축할 경우 MS가 오픈AI의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잃는다는 조항이 있는데, 오픈AI는 이를 근거로 계약조건 갱신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양사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불분명하지만, MS는 오픈AI 기술 발전의 수혜를 계속 보고 오픈AI에 연산능력을 공급하는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오픈AI 측은 MS가 충분한 연산능력을 공급하지 않아 불만"이라고 보도했다.

◇'TSMC와 엔디비아' AI칩 동맹도 흔들린다= 약 30년간 'AI칩 동맹'을 보여준 엔비디아와 TSMC의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수요가 폭증한 AI 칩 제조를 전적으로 TSMC에 의존해 왔지만 최근 양사간 불만이 쌓이며 대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시작은 엔비디아가 올해 발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 결함이다. 블랙웰은 애초 연내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생산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된 결함 때문에 대규모 출하가 수개월 늦어졌다. 이를 두고 두 기업이 서로 '네 탓'을 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공개 후 TSMC가 만든 테스트 제품에 결함을 발견하고 TSMC의 공정을 문제 삼았다. 반면 TSMC는 엔비디아의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고 엔비디아가 생산 일정을 재촉하며 문제 해결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TSMC의 가격 정책에도 불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고객 충성도를 중요하게 여겨 다른 파운드리로 옮겼던 고객이 다시 돌아오면 더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TSMC의 가격 인상 요구를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양사 임원진 회동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TSMC 고위 임원진과의 회의에서 "엔비디아만을 위한 첨단 패키징 라인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TSMC 경영진이 부정적 반응을 내놨다. 이에 회의 분위기가 격앙되자 웨이저자 TSMC CEO가 급하게 중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사간 갈등은 삼성을 비롯한 추격자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새로운 게임용 칩 제조를 삼성에 맡기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두 회사는 현재 이 칩에 대한 생산비용 협상을 하는 중으로, 엔비디아는 같은 세대 칩 제조 기술을 기준으로 TSMC보다 20~30% 낮은 가격을 삼성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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