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간 폭격에 고통받은 매향리 사람들”…연극 ‘띨뿌리’ 막 오른다

양형모 기자 2024. 10. 20. 1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월북자 연좌제로 얽힌 가족들과

폭격장 반대운동·폐쇄 후 이야기

서울연극제 4개 부문 휩쓴 걸작

황세원, 박완규, 성노진 등 명품배우들

god 데니안, '동희' 역 캐스팅 화제 미군의 폭격 훈련으로 굉음이 끊이지 않던 경기 화성시 매향리, 그리고 일상을 지켜내려 했던 가족의 이야기.

월북자 연좌제로 얽힌 가족을 중심으로, 매향리 폭격장 반대운동이 시작됐던 1988년과 폭격장이 폐쇄된 2005년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44회 서울연극제 대상작 ‘띨뿌리’ 공연 포스터.

월북자 연좌제로 얽힌 가족들과 폭격장 반대운동·폐쇄 후 이야기 서울연극제 4개 부문 휩쓴 걸작 황세원, 박완규, 성노진 등 명품배우들 god 데니안, ‘동희’ 역 캐스팅 화제 미군의 폭격 훈련으로 굉음이 끊이지 않던 경기 화성시 매향리, 그리고 일상을 지켜내려 했던 가족의 이야기. 연극 ‘띨뿌리’가 11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티켓은 17일부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과 인터파크티켓에서 오픈됐다.

연극 ‘띨뿌리’는 2023년 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돼 서울연극제 대상, 희곡상, 연기상, 신인연기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걸작이다. 월북자 연좌제로 얽힌 가족을 중심으로, 매향리 폭격장 반대운동이 시작됐던 1988년과 폭격장이 폐쇄된 2005년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향리 폭격장은 18년 반대운동의 결과로 폐쇄됐지만, 16년이 지난 지금도 마을 한가운데에는 치우지 못한 불발탄이 쌓여있다. 마을 앞 바다에는 수많은 불발탄과 녹슨 탄피들이 잠들어 있다.

휴전 중인 한국전쟁은 우리 삶에서 어느덧 진부하고 아득히 먼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끝내지 못한 한국전쟁처럼,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민간인 피해자의 고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연극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전쟁과 민간인 피해를 상기시켜, 휴전국의 의미에 대해 관객 스스로 되새길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매향리는 ‘매화꽃 향기가 퍼진 동네’라는 예쁜 의미가 무색하게 54년 동안 매일 600회에 달하는 폭격 훈련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마을 주민들은 늘 고통받아야 했다. 연극 ‘띨뿌리’는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국가의 존립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가가 민간인의 삶에 가했던 폭력을 폭로하는 작품이다.

폭격 훈련으로 인해 매 순간 고통받아 온 매향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무대 위에선 폭격 소리에 집중한다. 관객 가까이에서 폭격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매 삶의 순간에 춘매의 가족을 괴롭혔던 소리를 최대한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의도된 연출이다. 이들의 삶을 관객이 몸의 감각으로 공감하도록 함으로써, 폭격 당시 주민의 절망과 고통을 지금 시점에서 들여다보며 옛 상처를 성찰하게 한다.

춘매 역의 황세원.
정현 역의 박완규.
운정 역의 성노진.
동희 역의 데니안.
연극 ‘띨뿌리’는 연기의 내공이 쌓인 명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극단 수의 대표이자 춘매 역을 맡은 황세원을 필두로, 제44회 서울연극제 대상 멤버인 박완규, 박초롱, 이수형, 박승희, 김성철, 성노진, 김희창, 임지환, 노상원 오택조가 다시 뭉쳤다.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추다’에 이어 국민그룹 god의 데니안이 동희 역으로 합류해 기대감을 높인다.

탄탄한 배우들과 함께 극의 완성도를 높일 연출은 평단의 호평과 관객의 열띤 반응을 얻은 ‘나생문’, 거창국제연극제에서 작품상, 희곡상을 수상한 ‘이름을 찾습니다’, 제41회 서울연극제(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추다), 제44회 서울연극제(띨뿌리)에서 2개의 공연을 대상으로 이끈 명장 구태환이 맡는다.

극작은 김윤식, 이 밖에도 무대 박동우, 음악 김태근, 조명 박유진 등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