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청약통장, 올 들어 대전서 1만 좌 '뚝'

금리 인상, 납입 한도 확대에도 지방 미분양에 해지 러시
대전서 종합저축 13개월 연속 감소…올해엔 1만 1651좌↓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청약통장 금리 인상과 납입 한도 및 소득공제 한도 확대에도 '통장 해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서도 13개월 연속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장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전의 주택종합저축통장 가입자 수는 79만 4498명으로 올 들어 1만 1651명 감소했다. 지난해 8월 82만 2035명을 기록한 뒤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1순위 종합저축통장 가입자 수가 1만 7028명(57만 1015명→55만 3987명)이나 줄었다. 다만 2순위 가입자는 5377명(23만 5134명→24만 511명) 늘었다.

지난 2015년 9월 1일부터 신규가입이 중단된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통장 가입자도 모두 감소했다.

청약저축 가입자 수는 238명(6375명→6137명) 줄었으며, 청약부금과 청약예금도 각각 131명(3272명→3141명), 1140명(2만 6695명→2만 5555명) 감소했다.

지방에선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른 '청약무용론'이 확산한 탓으로 해석된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아파트 구매가 가능하고, 실거주 목적이 많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청약통장 가입자 수 확보를 위해 청약통장 금리와 납입 인정액 등을 상향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청약통장 금리를 기존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인상했다. 가입자들의 이탈이 지속되며 주택도시기금이 축소되자,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저축액을 늘리기 위해서다. 내달 1일부턴 월 납입 인정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 소득공제 한도도 24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확대한다. 소득공제 대상은 무주택 가구주와 연봉 7000만 원 이하 가구다.

하지만 현재로선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체된 지방 부동산 시장과 청약통장의 금리와 소득공제 한도 등이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금리가 올라갔다고 해도 시중금리보단 현저히 낮고, 소득공제 대상 기준도 매우 한정적"이라며 "지방에선 당장 미분양 물량이 산적해 있고, 1순위 해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무엇을 위해 청약통장을 유지하겠는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