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요람' 현장문제 중심교육 괄목 성과

박하늘 기자 2024. 10. 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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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 MOT 설립 10주년
사회공헌·환경친화 강조… 기업 경쟁력 제고 탁월
바이켐 등 동문기업, 우수중소기업 인증·협업 활발
호서대 전경. 호서대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전 산업계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글로벌 스탠더드'를 서둘러 따라가고 있다.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Management of Technology·이하 호서대 MOT)은 ESG가 화두가 되기 전부터 사회공헌적 기업가정신과 환경친화적 기술개발을 강조해왔다. 호서대 MOT의 동문은 ESG경영이 익숙하다. 동문기업들은 사람, 사회, 환경과 동반성장을 기업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사용후 원료 90% 재사용 기술 확보…ESG 내재화 '바이켐' 이선화 대표

친환경 산업용 세척제 제조기업 바이켐(대표 이선화)은 국내에 ESG가 떠오르기 전 이미 ESG경영을 내재화했다. 화학제품을 다루는 기업에게 ESG는 다루기 힘든 과업이다. 그러나 바이켐에게 ESG는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보였다.

1977년 창립한 바이켐은 건축용 도료로 성장했다. 화학물질관리법 강화로 바이켐은 유해물질 저감 기술을 갖춰 2011년 저독성 비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한 산업용 세척제로 새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세척제는 정밀부품, 이차전지, 반도체 후공정 등에 쓰인다. 바이켐은 작업자에 친화적인 저독성 세척제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엔 안착했지만 바이켐에겐 숙제가 있었다. 저독성 비유해물질을 사용하다 보니 원가가 높았던 것. 바이켐은 다 사용한 세척제에 주목했다. 쓰임을 다한 세척제는 태우거나 버려야 하는데 이때 큰 처리비용이 소요된다. 환경에도 좋지 않다.

2015년 바이켐은 비증류 물질로 오염된 용제에서 증류 물질을 분리하는 증류공정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 공정은 사용 후 세척제의 약 90%를 고순도 원료로 추출해 재사용을 가능케 했다. 바이켐은 고객사에서 오염된 세척제를 수거해 재사용했고 고객사는 처리비용 절감에 호응했다.

이선화 바이켐 대표. 바이켐 제공

이선화 바이켐 대표는 2019년 호서대 MOT 입학이 기업의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호서대 MOT에 들어온 후 정부의 연구개발과제(이하 R&D)를 잇따라 수주했다. 5년간 총 14개 과제 37억여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단기간에 바이켐은 세척제 제조·공정 기술개발, 정제공정 기술개발, 신소재 개발, 스마트공장 구축 등을 완성했다. MOT 동기와의 협업 성과가 다수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R&D보다 제품의 개선과 개량에 집중했었다. 호서대 MOT에서 교수님과 동기들이 기술개발에 열중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 R&D에 적극 도전했다"며 "교수님들이 R&D 계획서부터 발표까지 일일이 신경 써줬고 회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그 덕에 가파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바이켐은 지난 10년간 매출은 약 2배, 인력은 50% 늘었다. 이 대표는 "안전친화적, 환경친화적인, 함께하고 싶은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3월 강현규 에이티이엔지 대표(왼쪽)가 강일구 호서대 총장에게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호서대 제공

◇'같이의 가치' 실천…'에이티이엔지' 강현규 대표

호서대 MOT에는 에이티이엔지의 강현규 대표 이름을 딴 '강현규 강의실'이 있다. 지난해 3월 강 대표가 호서대에 사회공헌형 인재육성을 위한 발전기금 1억원을 쾌척한 것을 기념한 강의실이다. 강현규 강의실 현판에는 강 대표의 경영철학인 '같이의 가치를 꽃피우자'가 새겨져 있다. 강현규 강의실은 호서대 인근의 타 대학에도 있다. 이 대학에도 기술인재양성을 위한 발전기금 1억원을 기탁했다. 강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지역과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며 "받은 사랑을 보답하기 위한 기부가 경영의 모토"라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동반성장위원회의 ESG 우수중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강 대표는 지난 2015년 에이티이엔지를 창립했다. 에이티이엔지의 주력사업은 반도체 이송장비다. 반도체 제조라인 상부에서 레일로 웨이퍼를 이송하는 장비 OHT를 생산하고 있다. 세메스의 협력사인 에이티이엔지는 여러 차례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며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강 대표는 이에 멈추지 않고 반도체 공정용 물류설비, 정밀부품, 신소재 등 기술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에이티이엔지는 지난해 제1공장을 준공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 대표는 경영철학대로 회사 구성원과의 동반성장을 중요시한다. 그는 자사 직원들이 호서대 MOT에 진학토록 지원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사람"이라며 "구성원이 성장하는 만큼 기업이 같이 성장한다"고 했다. MOT에는 에이티이엔지 직원 다수가 재학 중이다.

강 대표도 호서대 MOT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MOT의 기업가정신과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을 높게 평가했다. 강 대표는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CEO뿐 아니라 임직원의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 호서대는 이 부분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특히 현장문제해결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구성해 새로운 사업분야까지 발굴한다는 면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가장 탁월하다"고 말했다.

호서대 정문. 호서대 제공

◇기술경영인 양성 10년…기업성장 이끄는 인재 요람

호서대 MOT가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호서대 MOT는 이상적인 산학협력의 표본으로 평가받는다. 현장에서 겪는 기술적·경영적 애로의 해결방안을 찾는 방식의 'ABL(Actual-task Based Learning·실제업무기반교육)' 교육모델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교수 3명이 팀을 이뤄 학생 1명과 기업현안을 연구과제로 선정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MOT는 지난해에만 180억원 규모의 성과를 창출해냈다.

호서대가 현장중심의 교육이 가능한 것은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수진 때문이다. 권영일 호서대 MOT대학원장(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센터장)을 비롯해 △이종원 싸이월드 공동설립자 △박승범 삼성전자 자문위원 △서원교 전 하나머티리얼즈 CEO △신건권 전 한국전산회계학회장 △박병기 전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단장, △김학수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정희운 반도체장비업체 창업 △김동회 전 대전지방노동청장 △전원용 전 성균관대 연구교수 △황영규 전 전싱가포르 난양공대 리서치 펠로우 등 각계 전문가가 포진돼 있다.

지난 2023년 6월 호서대에서 열린 제4회 MOT 협의체 회의 모습. 호서대 제공

다양한 산업군의 전문가들로 구축되는 인적 네트워크도 큰 자랑이다. 선우영구 대산이노텍 부사장은 MOT 동문과의 협업으로 스마트공장 R&D 수주에 성공했다. 선우 부사장은 "동문이 현업 전문가다 보니 협업이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대산이노텍은 수전동 호이스트를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권영일 원장은 "호서대 MOT는 중소·중견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역량을 진단하고 코칭한다. 특화 프로그램인 ABL을 통해 현장에 필요한 교육과 무한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호서대 MOT는 오는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 신입생을 모집한다. 2025학년도부터 △융합기술경영학과 △산업디지털학과 △산업인공지능공학과 등 3개 학과 체계로 운영하며 외국인 10명 포함 96명을 선발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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