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ESG 투자 3년새 5배… `지속가능` 목소리 커진다[ESG와 밸류업 기업의 길을 묻다]

신하연 2024. 10. 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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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투자자 관점서 본 밸류업
작년 3대기금 사회투자 589조
평가체계로 지속 가능성 판단
투자자, 지배구조 개선 등 요구
5년간 SRI펀드 수익률 22.9%
[사진 픽사베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전략도 단기적인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밸류업과 지속 가능한 투자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변화는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 보는 밸류업…연기금도 '사회적 투자' 늘린다= 기후 변화와 사회적 불평등 같은 글로벌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탄소중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ESG포털에 집계된 국내 증시 '큰손' 국민연금의 사회적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587조2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 각각 1조6505억원, 4299억원을 운용하고 있어 3대 연기금의 사회적 투자 규모는 589조2804억원 수준이다. 지난 2021년 말 총 운용규모 102조원 수준에서 3년여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연기금은 투자대상의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기금의 특성이 반영된 고유의 ESG평가체계를 마련, 국내 상장주식 및 국내채권 직접운용 자산 일부에 대해 매년 2회 ESG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ESG관련 사건·사고 등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사안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중대성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종합해 ESG평가결과를 조정하거나 기업과의 대화 등 주주활동을 병행한다.

이같이 책임투자 고려 적용대상은 2023년 말 직접운용 기준 국내주식(72조6000억원), 국내채권(34조7000억원), 해외주식(138조5000억원) 등 245조8000억원이다.

국내 주식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연기금이 운용하는 국내주식 총 148조원 중 직접운용 금액인 72조6000억원 전액이 모두 책임투자 관련 전략과 기준이 적용되는 자산이었다.

국내채권의 경우 직접 운용하는 277조8000억원 중 12.5%가, 해외주식은 직접 운용하는 138조8000억원의 99% 이상이 책임투자 고려 적용 대상으로 집계됐다.

◇'지속가능 투자' 트렌드 변화…적극적인 관여와 책임 투자=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주로 수동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적극적 관여를 통해 기업 경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기관 투자자들은 기업의 ESG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필요할 경우 지배구조 개선이나 환경적 책임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포트폴리오 내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 변화 대응 계획을 세우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 기업들에게 ESG 기준 준수를 요구해왔다. 미국 최대의 공적 연기금 중 하나인 캘퍼스도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공급망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주주 결의안을 제출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장기적인 책임 경영을 지속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ESG 관련 펀드 중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설정액은 5년 전인 2019년 10월17일 4조4081억원에서 5조1290억원으로 16.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22.94%다. 이 기간 ESG 주식형 펀드는 설정액이 3611억원에서 1조530억원으로 191.6% 증가했고 ESG 채권형 펀드는 2조4296억원에서 2조8896억원으로 18.9% 늘었다. 수익률은 각각 52.42%, 14.40%다.

다만 ESG 관련 투자 실무자들 사이에선 ESG 붐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투자 분위기는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SG 투자 관련해서는 글로벌 전반적으로 2021년도에 가장 붐이 있었고, 그 이후 정부 가이던스가 약해지고 ESG 공시 자체도 로드맵이 명확히 나오지 않으면서 특히 한국에서 동력이 빠진 상황"이라며 "EU나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이슈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ESG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트렌드'와 결을 같이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른 관계자는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방향성 자체는 전 세계 주요국들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황이고, 여기에 필요한 투자가 많기 때문에 ESG 관련 투자가 점차 가시화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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