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앞세운 한동훈식 쇄신, ‘명태균 리스크’ 탈출에는 한계

조미덥 기자 2024. 10. 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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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광역의원연수에서 주먹을 들어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명태균씨로 인해 불거진 여권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쇄신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안별로 당무 감사를 진행하고 ‘명태균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추진한다. 정치신인으로서 한 대표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명씨 리스크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당무감사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김 전 행정관의 한 대표 공격 사주 의혹과 명씨의 대선 경선 여론조사 관련 의혹에 대한 당무감사에 착수했다. 한 대표가 감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2일엔 검사 출신의 유일준 위원장 주재로 당무감사위 첫 회의를 연다.

부정 여론조사 기관을 영구 퇴출하는 내용의 이른바 ‘명태균 방지법’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불법 여론조사는 근절돼야 한다”며 “그에 대한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당의 쇄신 드라이브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권 유력 인사들과 접촉한 명씨의 리스크가 당을 잠식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당무감사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는 특수통 검사 출신인 한 대표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대표가 여권 주요 정치인 중 거의 유일하게 명씨와 접점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구태 정치의 대척점에 세우려 쇄신 드라이브를 건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당무감사가 진행되면 윤 대통령과 친윤석열(친윤)계 인사,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불똥이 튈 수 있다. 명씨에 대한 감사에서 지난 대선 경선 캠프와 명씨가 진행한 여론조사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비판의 화살을 야당으로 돌리는 시도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꽃’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여론조사 장난질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쇄신책을 두고 친한동훈(친한)계와 친윤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16일 채널A 유튜브에서 명씨가 연루된 ‘구태 정치’를 일소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해 엄정하게 처분하는 대대적인 정풍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친윤계 인사는 “검사 출신이라 책임 따지기는 잘하는데, 당내 다른 정치인들을 구태로 내모는 정치를 하면 나중에 대선에서 한 대표를 도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쇄신책이 ‘명태균 리스크’에 대한 탈출구가 될 지는 미지수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명씨의 폭로가 언제 재개될 지도 알 수 없다. 김 여사와 많은 공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하는 명씨가 해당 내용을 공개하면 당내 감사와 부정 여론조사 기관 퇴출 정도로 민심을 수습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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