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운명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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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있을 거야.
마른 풀 같은 삶을 살다보면 운명이 내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잠시 눈을 감았을 때 운명의 얼굴은 그런 꿈결 같은 순간에 잠시 실루엣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운명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아무 말을 하지 않는 순간을 상상하며 우리는 잠시 평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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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후략)
- 한강 '서시' 부분
마른 풀 같은 삶을 살다보면 운명이 내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후회와 쟁취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견디다 지친 몸으로 쓰러지는 것을 운명이라 한다. 잠시 눈을 감았을 때 운명의 얼굴은 그런 꿈결 같은 순간에 잠시 실루엣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그 순간만큼은 운명으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을까. 운명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아무 말을 하지 않는 순간을 상상하며 우리는 잠시 평온해진다. 생 전체를 움켜쥐는, 차원이 다른 시다. 이런 시를 만나면 가만히 두 손을 맞잡게 된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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