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 인수 시 전략광물 中 수출통제 노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장우진 기자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중국의 수출 통제와 관련해 전략광물자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업 안보가 우려된다고 20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비스무트를 대표적인 광물자원으로 꼽았다. 비스무트는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에 쓰이는 전략물자로, 수출할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중요 품목이다. 비스무트는 유럽연합(EU)이 선정한 전략 원자재이기도 하다.

비스무트는 또 무연(無鉛) 황동의 주 원재료로 국제 환경규제로 황동 제품에 연 사용이 제한되면서 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 통한 무연 황동 제품을 만들어야 국제 환경규제를 피할 수 있는 핵심소재라고 고려아연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비해 전자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네오디뮴 자석의 대체재로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톤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에 공급하고 있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한 핵심전략광물이자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으로 국내에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고려아연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도 중요 전략광물로 들었다. 이는 주로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가 되며, 고려아연 안티모니의 주요 수요처 역시 대부분 삼산화안티몬 제조업체들이다. 이는 섬유와 플라스틱, 전자기기 등에 첨가해 불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광물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국내 안티모니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4000톤으로, 이 중 고려아연이 60%에 해당하는 물량을 책임지고 있다.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중국 정부가 안티모니와 갈륨, 저마늄 등 일부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며, 일부 중국 업체들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국제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불안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영향이 적었던 것은 고려아연이 기존 60%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이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 때문"이라며 "투기자본 MBK, 그리고 고려아연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아연과 은 등에서 수익조차 내지 못하는 영풍이 이런 전략광물자원을 관리하고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