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려도 대출금리는↑…금융지주, 3Q 실적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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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이 금리 하락기에도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 늘었는 데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에도 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을 관리한 것이 영향을 줬다.
당초 3분기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기다.
여기에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도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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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이 금리 하락기에도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 늘었는 데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에도 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을 관리한 것이 영향을 줬다. 호실적이 전망되자 은행권은 순이익의 일부를 내놨던 민생금융 재현 가능성에 몸을 사리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이달 25일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29일 하나금융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4대 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78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3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 3분기(4조887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금리 하락기에도 안정적인 수익 실현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3분기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기다. 실제 지난달 미국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의 빅컷과 지난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지난 6월 3.182%였던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지난달 말 2.81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큰 폭의 이자 이익 감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견조한 대출 증가율이 이자 이익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0조3000억원에 이른다. 주택담보대출이 20조원 늘었다. 3분기 기업 대출도 19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출이 늘면서 NIM(순이자마진)이 일부 하락하더라도 이자 이익 규모를 지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여기에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도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됐다.
지난 18일 기준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15~5.72%로 지난 7월 금리 하단이 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단행한 지난 11일과 비교해도 금리 하단이 0.16%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시장금리에 맞춰 하락했다.
역대급 실적에도 은행권은 표정 관리 중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이자 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지난해 논의됐던 민생금융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 지난해 이자 장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은행권은 이자 캐시백 등 2조1005억원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올해 초에 내놨다.
올해 실적 발표 자료에서도 '역대 최대' 등의 수식어는 사라졌다. 좋은 실적을 앞세워봐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산업에서 호실적을 크게 강조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미리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저축은행 고객의 신용대출을 신한은행으로 전환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도입했다. 신한금융은 카드론 등에도 이와 같은 대환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이자 캐시백, 보증료 지원 등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1650억원을 서민금융 지원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우수대부업체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해 서민 신용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밸류 업 공시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민생금융이 다시 논의될 수 있으나 지난번처럼 당기순이익의 일정 부분을 내놓는 방식을 또 쓰기에는 금융당국과 은행권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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