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통장 금리 올려도...한달 새 가입자 4만명 가까이 줄어

이준우 기자 2024. 10. 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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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분양가, 치열한 청약 경쟁률 때문에 ‘청약 통장 무용론’ 확산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주택청약 종합저축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 통장) 금리를 기존보다 0.3%포인트 올렸음에도 청약 통장 가입자는 한달 새 4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층 사이에서 ‘청약 통장 무용론’이 확산하며 해지가 잇따르자 정부가 가입자 혜택을 강화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청약 통장 가입자수는 2679만4240명으로 한달 전(2683만3033명) 보다 3만8793명 감소했다. 청약 통장에 새로 가입한 사람보다 해지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특히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납부 금액이 많은 1순위 가입자가 8월 말 1792만3205명에서 9월 말 1789만9748명으로 2만3457명 줄었다. 2순위 가입자는 같은 기간 1만5336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2022년 6월(2859만9279명) 이후 2년 3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180만명이 넘는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청약 저축 금리를 기존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인상하고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과 공제 한도도 상향했으나, 가입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그래픽=박상훈

청약 통장 가입자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외에는 상당수 단지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고, 신축 선호 현상에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청약으로는 집을 구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8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1년 전(969만7000원)보다 38% 오른 것으로, 1평(3.3㎡)당으로 환산하면 4424만1000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아파트는 24개 단지 2992가구로, 평균 경쟁률이 142.8대 1에 달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어들면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감소해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가 각종 주택관련 정책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납입금과 건축 인허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때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으로 조성된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급감하면서 청약저축 납입액은 지난해말 14조 960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조 5000억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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