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탈락’이 만든 추억의 KS 매치업···31년 만에 88고속도로를 달려보자[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10. 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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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지역연고제로 운영되는 KBO리그에는 한 도시에 3개 팀이 몰려 있다. 두산과 LG가 ‘한 지붕 라이벌’ 타이틀을 갖고 오랫동안 잠실구장을 함께 쓰던 중 수원을 연고로 하던 현대가 해체되고 히어로즈가 우리 히어로즈의 이름으로 합류했다. 목동구장에서 경기하던 히어로즈는 넥센을 거쳐 키움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6년부터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10개 팀 중 서울 팀이 3팀이나 돼서인지 그동안 서울 팀이 가을야구에서 배제된 적은 없었다. 전통의 강팀 두산이 ‘왕조’라고 불리면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긴 암흑기를 보내다 2013년 다시 포스트시즌에 나가면서 새 시대를 연 LG는 2023년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에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팀 중 막내인 키움 역시 2014년, 2019년, 2022년까지 지난 10년 사이 3차례나 한국시리즈에 나가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2024년, 한국시리즈에 서울 팀은 없다. 지난 19일 LG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서울의 가을야구는 막을 내렸다.

두산이 ‘왕조’의 막을 내린 지 3년, 2022년 가을야구도 못 갔던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스트시즌에는 나갔지만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물러났다. 두산과 LG가 없을 때 서울의 자존심을 채워주던 키움은 최하위로 추락했고, 지난해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디펜딩 챔피언 LG가 플레이오프에서 시즌을 마감하면서 가을야구의 최종 무대에서 서울 팀이 사라졌다. 서울 팀이 한국시리즈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삼성과 SK가 격돌했던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 선수들이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정규시즌 1위 KIA와 2위 삼성이 격돌하게 된 한국시리즈는 18년 만의 지방 팀끼리 대결이기도 하다. 현재 SSG(인천)와 KT(수원)까지, 5개 구단이 수도권을 연고로 하고 있다. SSG 역시 SK 시절 ‘왕조’로 불린 꾸준한 강팀이었다. 리그의 절반을 차지하다보니 수도권 구단의 한국시리즈 진출 빈도도 매우 높았다. 수도권 팀 없는 한국시리즈 역시 삼성과 한화가 격돌했던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무엇보다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에서 ‘잠실’이 사라진다.

프로야구는 2015년까지 한국시리즈 중립경기를 개최해왔다. 대부분 양쪽 홈 경기를 주고받은 뒤 시리즈 후반인 5차전부터는 잠실에서 하는 방식이었다. KBO가 이 잠실 중립경기를 2016년부터 폐지했지만 서울 팀들이 진출하다보니 이후에도 대부분 잠실은 한국시리즈에서 빠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시즌 일정이 늦어 KT와 두산이 고척 스카이돔에서만 경기했던 2021년, SK와 키움이 격돌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항상 잠실에서는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렸다.

KIA도 SK와 7차전까지 붙었던 2009년에는 잠실에서 우승했고, 중립경기가 사라진 2017년에도 5차전에서 마치면서 두산 홈인 잠실에서 우승했다. 당시에는 KBO가 정규시즌 1위 홈에 1·2·6·7차전을 배정했다. 호랑이와 사자가 31년 만에 격돌하는 2024년 한국시리즈는 1·2·5·6·7차전을 KIA 홈인 광주에서, 3·4차전을 삼성 홈인 대구에서 개최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 열기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며 전경기 매진을 기록 중이다. 삼성과 KIA는 수용인원이 가장 많은 잠실을 쓰는 LG와 두산에 이어 올시즌 가장 많은 관중을 끌어모은 주인공이다. 1993년 이후 31년 만에 가을 88고속도로를 타게 될 2024년 한국시리즈도 전경기 매진 흥행을 예고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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