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가 조작?…길어지는 조사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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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다툼 중인 고려아연의 '시세조작' 여부가 변수로 더올랐지만, 단서 부족으로 당국의 조사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양측의 공개매수는 투자자마자 세금 등 이익 계산이 복잡해 각자 다른 셈법에 따라 매도와 매수가 몰린 것으로 볼 수도 있어 비정상 거래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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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다툼 중인 고려아연의 '시세조작' 여부가 변수로 더올랐지만, 단서 부족으로 당국의 조사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국 조사 결과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수 있어 증권가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82만원까지 오른 뒤 77만9000원까지 급락했다. 종가는 79만3000원이었다.
당시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이었고, 고려아연 경영진은 이보다 높은 89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었다.
고려아연은 이날 주가를 두고 MBK와 영풍에 유리하도록 회사 주가를 내리는 비정상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17일 금융감독원에 관련 조사를 요청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프로그램 매매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패턴이 차트에 계속 보였다"며 "특정 가격이 유지되면 갑자기 매도가 쏠려 가격이 더 내려가는 형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4일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 한 주체는 개인으로 약 658억원어치를 팔았다. 연기금과 보험이 각각 150억원, 100억원을 매도했고, 투신 회사도 100억원어치 주식을 매도했다. 금융투자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27억원, 245억원 매수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나타난 정황 만으로는 시제조작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당국의 조사가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창구별 순매도량을 살펴봐도 주가조작 매도 경로가 확연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양측의 공개매수는 투자자마자 세금 등 이익 계산이 복잡해 각자 다른 셈법에 따라 매도와 매수가 몰린 것으로 볼 수도 있어 비정상 거래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이 기업가치를 낮추고 독단적으로 운영해 지분 확대로 회사 주도권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최 회장 측은 MBK·영풍이 단기 이익을 노린 '적대적 M&A'를 벌이고 있으며, 공급망 안정과 고용 유지 등을 위해 경영권을 방어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지난 14일 공개매수가 종료된 이후 MBK·영풍은 5.34% 지분을 추가 확보해 회사 지분율을 38.47%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최 회장과 우군 진영의 지분 33.99%를 웃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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