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일 쉬었는데, 오죽하면 미출장 등록…'예비 FA' 최원태, 끝내 '명예 회복' 기회조차 없었다 [MD잠실 PO]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끝내 반전은 없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위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했던 최원태가 이렇다 할 도움이 되지 못한 채 LG 트윈스에서 마지막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LG는 지난해 시즌 중 초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994년 이후 단 한 번도 들지 못했던 우승트로피를 위해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반기 내내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최원태를 받는 대가로 2020년 2라운더 유망주 이주형과 2023년 2라운더 김동규에 이어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모조리 퍼줬다.
하지만 LG에서 최원태의 활약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키움에서 17경기에 등판해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를 마크하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최원태는 LG에서 9경기에 나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6.70으로 허덕였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경기에서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더니, 불펜 투수로 등판했던 두 번째 등판에서도 1이닝 2볼넷 1실점(1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그래도 최원태의 부진이 LG가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걸림돌이 되진 않았는데, 좋지 않은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진 것은 분명 뼈아팠다. 최원태는 올해 정규시즌 24경기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더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전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박살이 났다.
삼성과 1차전의 중책을 맡은 최원태는 3이닝 동안 무려 2개의 피홈런을 허용하는 등 7피안타 3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지게 됐고,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빼앗긴 LG는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후 LG는 2차전까지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그나마 지난 17일 '안방'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역투를 바탕으로 시리즈를 4차전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LG가 의외의 선택을 가져갔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무려 117구를 뿌리며 7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4차전에는 등판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혹시 모를 5차전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17일 3차전에서 3이닝 동안 60구를 뿌린 것도 고려된 판단. 미출장 선수는 에르난데스가 유력했다.
그런데 LG는 지난 13일 등판 이후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으면서, 6일의 휴식을 취하면서 완전한 회복이 됐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출장 선수로 에르난데스가 아닌 최원태를 넣은 것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플레이오프 4차전 구상에서 최원태의 이름이 지워진 셈이었다. 한때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띄운 승부수가 단기전 구상에서 빠진 것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 결과 LG의 이번 포스트시즌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종료됐다. LG는 19일 긴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 디트릭 엔스가 6이닝 동안 투구수 103구,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고, 엔스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 받은 손주영이 7회 강민호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하면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최원태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포스트시즌 4경기(7이닝) 평균자책점 15.43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됐다. 한때 다가오는 FA 시장의 '최대어'로 불렸던 최원태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은 악몽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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