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꿈도 못 꿨다, 오승환? 회의해야죠"…박진만 감독 기쁨도 잠시, 엔트리 변화 예고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회의를 해보겠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도 잠시, 우승 트로피를 품기 위한 엔트리 변화를 예고했다. 삼성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신승하면서 시리즈 3승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은 21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안방마님 강민호가 8회 귀중한 솔로포를 터트리며 결승타를 장식했다. 아직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강민호는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홈런포를 날리면서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고 싶다"는 본인의 소원을 이뤘다.
외국인 에이스 데니 레예스의 역투도 빛났다. 레예스는 7이닝 110구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39개), 커터(23개),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19개), 투심패스트볼(6개), 커브(1개)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레예스는 지난 13일 열린 1차전에서 6⅔이닝 3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친 데 이어 2경기 연속 팀 승리를 이끌며 1선발의 임무를 다했다. 레예스가 내려간 뒤로는 임창민(1이닝)-김재윤(1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박 감독은 경기 뒤 "1회부터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힘든 경기였다. 타격 페이스가 너무 떨어져 있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 강민호의 홈런 한 방으로 이기게 됐다. 타격 페이스는 한국시리즈 가서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레예스와 원태인 1, 2선발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홈구장에서 장타력으로 이겼다. 그런 기세를 이어서 우리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LG는 빠른 주자들이 많다. 강민호가 준비를 잘했다. 성과가 나왔다. 흐름을 잘 끊은 것 같다"고 총평했다.
박 감독은 엔트리 변화를 예고했다. 주장 구자욱이 왼무릎 인대 손상으로 정상 전력이 아닌 상황이기도 하고,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구상과 달랐던 카드들에 변화를 주면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려 한다. 7전4선승제로 치르는 한국시리즈에서는 3선발 체제로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4번째 선발을 누구에게 맡길지도 결정해야 한다.
박 감독은 "엔트리를 조금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서 의논을 해야 한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얼마만큼 체력을 유지할지가 중요하다. 잘 쉬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이 한국시리즈에는 복귀할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 감독은 일단 오승환을 플레이오프에서 제외하면서 "플레이오프 때는 현실적으로 출전하기 어렵다. 만약 우리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한국시리즈에 간다면 그때 다시 구위나 몸 상태를 체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올해 58경기에서 3승9패, 27세이브, 2홀드, 55이닝,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427세이브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 마무리투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흐른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불안한 투구를 거듭하면서 결국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박 감독은 오승환 대신 송은범에게 베테랑의 임무를 맡겼다.
하지만 송은범이 플레이오프 들어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송은범은 플레이오프 2경기에 등판해 2타자를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타구에 손을 맞는 불운이 있기도 했지만, 박 감독이 원했던 임무를 잘 해내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오승환이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생겼다.
박 감독은 일단 오승환의 합류 여부와 관련해 "여러 방면에서 의논해야 한다. 회의를 해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선발 출전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박 감독은 "계속 체크해야 한다. 선발로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대타도 구상했다. 하루하루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서 너무 들떴다. 솔직히 올 시즌 시작하면서 한국시리즈는 꿈도 못 꿨다. 선수들이 잘해 줬다. 나도 감독으로 처음 한국시리즈 갔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KIA를 만나는 것과 관련해서는 "막강한 팀이다. KIA가 상대 전적도 좋았다. 단기전은 기세가 있다. 분위기를 한 번 탔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붙어보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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