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KS 한 푼 강민호 "여기까지 오는데 21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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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롯데자이언츠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강민호(39)는 지난 21시즌 동안 KBO리그 정상급 포수로 군림했다.
KBO리그 역대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22명 가운데 KS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와 손아섭(NC·2058경기) 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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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시리즈(KS)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KS 우승은 커녕 KS 무대 조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역대 통산 경기 출장 1위(2369경기) 기록을 가진 강민호지만 KS는 그의 자리가 아니었다.
KBO리그 역대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22명 가운데 KS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와 손아섭(NC·2058경기) 둘 뿐이었다. 그런데 이날 스스로 그 한을 풀었다. 직접 결승 홈런을 때리면서 처음으로 KS 무대를 누비게 됐다.
강민호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PO 4차전에서 8회초 극적인 결승홈런을 터뜨려 삼성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LG를 누르고 KIA타이거즈가 기다리고 있는 KS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강민호였다.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강민호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호투를 펼치던 LG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147㎞ 높은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가 130m나 되는 초대형 홈런이었다.
강민호는 수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홍창기의 2루 도루 시도를 저지한데 이어 2회말에도 1사 1루에서 2루 도루에 나선 오지환을 잡아냈다. LG가 자랑하는 기동력 야구는 강민호의 강하고 정확한 어깨에 막혀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선발 데니 레예스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레예스가 내려간 뒤에도 구원투수 임창민, 김재윤을 침착하게 이끌었다. 마무리 김재윤과 함께 9회말 마지막 타자 오스틴을 3구삼진으로 처리한 뒤 가장 기뻐한 선수도 강민호였다. 공수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낸 강민호는 이날 경기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강민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이 인터뷰는 진짜 하고 싶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21년이 걸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며 “분위기가 좋은 만큼 하늘에 결과를 맡기고 후회 없이 싸워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결승홈런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민호는 “볼 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기다리라’는 사인이 났는데 그걸 못 보고 휘둘렀는데 홈런이 됐다”고 말한 뒤 살짝 미소를 지었다.
도루를 2개나 잡은 것에 대해선 “훈련 기간 때 베이스가 아닌 주자가 달려오는 쪽으로 던지는 연습을 했는데 운 좋게 공이 거기로 가서 다 잡았다”고 털어놓았다.
강민호는 “정규시즌 2369경기를 뛰고 포스트시즌 30번째 게임에 나섰는데 항상 최다 경기 뛰고 한국시리즈에 못 가본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며 “이번에 그거 뗀 김에 우승도 해서 우승 없는 선수라는 꼬리표도 떼겠다”고 큰소리쳤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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