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오너가 첫 국감 증인 출석 앞두고 한화는 '폭풍 전야'

김청환 2024. 10.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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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편법 승계·RSU 관련 의혹 다룰 듯
그룹 내부 "대관·정책 파트 대응 소홀" 부글부글
재계 "세 아들 체제 등장 뒤 한화 대관 실력 줄어"
한화오션 사장, '뉴진스 셀카 사과'도 큰 부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실제 그의 출석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김 부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를 묻는 본보 문의에 "아직 결정된 게 없다. 막판 정무위 여야 간사 협의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정무위는 이번 국감에서 김 부회장의 편법 승계 의혹, 그가 주요 계열사로부터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관련 의혹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최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공개매수했다. 한화 측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쟁 중지, 민생 국감을 강조하며 야당의 동참을 강조한 가운데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민국(경남 진주을) 의원이 증인 신청을 한 것에도 의아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강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강 의원과 보좌진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화그룹 내부는 이번 국감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김 부회장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에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오너 일가 중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2016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갔다. 하지만 국감 증인 채택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룹 측은 김 회장에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 부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추궁을 받는 상황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당혹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는 평소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이나 관가와 소통하면서 관계 유지 역할을 맡는 대관·정책 파트의 부실한 역할 수행을 두고 벌써부터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주요 대기업 중에서도 한화는 대관·정책 파트가 일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면서도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에게 주요 사업 부문을 나눠 맡기면서 대관 역할도 계열사 별도 진행하기로 한 뒤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이번 국감 증인 출석도 승계 관련 이슈이기 때문에 특정 계열사에서 책임지기도 애매한 상황인 데다 그룹 차원의 대관 파트는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구조다 보니 대응에 허술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환노위 국감서도 증인 채택 요구 나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화그룹으로서는 19, 20일이 긴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감 증인은 신청을 한 의원이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할 경우 상임위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철회될 수 있다. 하지만 강 의원이 물러서지 않을 경우 한화 측으로서는 이 기간이 김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철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끝내 한화그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김 부회장이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국감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경우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국민의힘)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지만 김 부회장이 해외 출장 중일 경우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 정무위가 국회증언감정법(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정당한 불출석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김 부회장을 형사고발 조치할 수도 있다. 김 부회장은 18일까지는 국회 정무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경우 증인 출석 회피용 출장 논란이 펼쳐지며 또 다른 비판 여론이 만들어질지 모른다는 부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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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1518060004439)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의 태도 논란도 김 부회장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한화오션에서 올해만 근로자 5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출석한 정 사장이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나오도록 '셀프 카메라'를 찍어 논란이 되면서 김 부회장에게도 불똥이 튄 것.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서 "문제의 심각성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유감"이라며 김 부회장의 환노위 국감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같은 날 한화오션은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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