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성의 헬스토리] "오래 앉아 있는 습관, 흡연보다 위험하다"

강민성 2024. 10. 19. 17: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한자리에서 오래 앉아 버티고 집중하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대부분 "차분하다" "끈기가 있다"며 칭찬을 한다. 학창시절 선생님들이 근성과 인내력을 기르기 위해 '앉아 있는 엉덩이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오래 앉아있는 습관은 각종 질병을 부르는 만큼 경고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래 앉아있는 생활이 유발하는 질환들을 의자병(Sitting Disease) 이라 지정한 바 있다. 이 의자병은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 중에서 무려 4위을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병으로 꼽히고 있다.

WHO는 2009년 인류의 사망 원인 4위로 '신체활동 부족'을 지목하며 '오래 앉아 있는 자체가 병'이라고 강조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오래 앉아 있을 때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에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업군에서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등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생긴다는 사실은 굳이 연구결과를 찾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오래 앉아있게 되면 목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빠지게 되고, 목이 앞으로 나오게 되면 목 뒤에 있는 근육이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매우 긴장을 해 거북목, 목디스크 등의 질환을 많이 발생시키게 된다.

또 오래 앉아 있으면 대부분 자세가 틀어지면서 등이나 허리에 부담이 커진다. 오래 앉아 있으면서 다리까지 꼬고 앉을 경우에는 척추 골반의 경사 각도가 증가하고 틀어지게 되서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위험이 생기게 된다. 오래 앉아있으면 이런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도 유발한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사무직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통상 하루에 6~7시간 잠을 자지만, 앉아있는 시간은 9시간이 넘을 정도로 현대인들은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면서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여러가지 걱정하는 질환들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자병이 불러오는 심각한 질환 중 하나는 바로 '지방간'이다. 실제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비알콜성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내 몸은 정지상태가 되는데, 이때 뇌는 우리 몸에 '지금은 휴식중'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앉아 있을 동안 우리 몸이 대사기능을 일부러 떨어트려 에너지를 아끼면서 나중에 발생할 움직임에 대비해 에너지를 지방 형태로 저장해놓으려고 하기 때문에 지방이 늘어나게 될 수 있다. 연구 결과에서도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그룹이 5시간 미만 앉아 있는 그룹보다 지방간이 9%나 넘게 높게 나타났다.

또 호주의 한 대학교 연구팀은 45세 이상의 성인 2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사람도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운동 효과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너무 오래 앉아있을 경우 지방간뿐만 아니라 정맥에 혈액순환이 안 돼서 피가 찐득해지는 혈전이 생기고 심각하면 이 혈전이 혈관을 막는 심부정맥 혈전증으로 이어지게 될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 한 자세로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 정맥에 혈액에 굳고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겨 호흡곤란과 심정지를 야기해 돌연사까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몇 년 전 미국 암학회는 질병이 없는 성인 12만3216명을 대상으로 앉아있는 시간과 사망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는 하루 3시간 미만 앉아 있는 사람보다 하루 6시간 앉아있는 사람의 사망 위험이 여성의 경우 37% 높았고, 남성의 경우 1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오래 앉아있는 습관은 흡연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자주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권한다. 한 건강 전문가는 "사람의 몸은 움직여야 돌아가게 만들어졌다"면서 "움직여야 젊은 사람들처럼 몸속 혈류가 빠르게 돌아가, 노화의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피가 아랫쪽으로 쏠리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돼,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과 암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며 "혈당도 올라가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