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허티에게 8실점 안긴 로버츠 감독, 오타니에겐 "뇌에 쥐가 났나" 면박...6차전은 불펜데이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에이스가 나선 경기는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
포스트시즌 들어 LA 다저스의 에이스는 잭 플레허티다. 그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에서 7이닝 2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펼쳤다. 사실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플레허티는 19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5차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8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8실점하며 무너졌다. 다저스는 경기 중반 추격전을 펼쳤지만, 승부는 초반에 판가름난 상황이었다.
이날도 다저스 타선은 오타니 쇼헤이가 2안타 1볼넷, 무키 베츠가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볼넷, 앤디 파헤스가 2홈런 4타점 등 곳곳에서 맹타를 휘둘렀음에도 무너진 마운드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주목할 것은 다저스 벤치는 왜 플레허티 교체 타이밍일 일찍 잡지 못했는가이다.
MLB.com은 '다저스는 이 시리즈가 다저스타디움으로 이어지기를 결코 바라지 않았지만, 불행히도 플레허티가 커리어 최악의 피칭을 하는 바람에 시티필드에서 끝내지 못했다'며 '1차전을 7이닝 무실점으로 압도했던 플레허티는 초반부터 커맨드과 구속이 이전과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플레허티가 3회 첫 두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자 로버츠 감독의 지시로 좌완 앤서니 반다가 좌타자 8번 재프 맥닐를 상대할 목적으로 웜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6번 스탈링 마르테가 2루타를 날리며 5-1로 점수차를 벌리자 로버츠 감독은 반다를 다시 쉬게 하고 플레허티에게 이닝을 모두 맡겼다'고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에 대해 "벤치에서 보면 5개의 긴박한 이닝이 있다. 근소한 차로 뒤지고 있는 경기를 (그 한 번의 상황으로)커버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웃카운트 몇 개를 더 잡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플레허티가 두 타자 정도를 더 잡아줬다면 필승조를 가동했을텐데 플레허티가 마르테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경기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뜻이다.
플레허티는 "상대 타자들이 대처를 잘 한 것 같다. 또 오랜만에 경기가 빠르게 진행된 것 같다. 1회 이후에 조정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들이 (1차전 문제를)잘 조정해 좋은 타격을 했다"며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플레허티의 투구수는 75개였다. 주무기인 너클커브 30개를 포함해 포심 직구 26개, 슬라이더 14개, 싱커 4개, 체인지업 1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그런데 직구 구속이 최고 93.9마일, 평균 91.4마일로 시즌 평균 93.3마일보다 2마일 가까이 느렸다. 지난 1차전 때 직구 평균 구속 92.6마일보다도 1.2마일이 덜 나왔다.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자신의 커리어에서 170차례의 선발 경기 중 직구 평균 구속이 4번째로 낮았다.
로버츠 감독은 "딴 얘기가 필요하겠나. 플레허티가 오늘 날카롭지 못했다. 뭔가에 대해 고전했다. 몸 상태가 약간 좋지 않았다. 그것이 구위와 스피드에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다. 확실하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메츠 타선은 모든 걸 간파한 듯 플레허티를 공략했다. 31차례 배트를 내밀어 헛스윙은 2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1차전 때는 43번 스윙을 해 헛돌린 것이 11개였다. 메츠 타자들은 플레허티의 컨디션을 간판한 듯 변화구에 속지 않았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그의 제2 구종(변화구)을 쫓아가지 않았다. 플레허티는 슬라이더와 너클커브가 좋다. 그 공들로 유인하려했지만, 우리 타자들이 속지 않았다.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면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공략할 수 있었다. 그게 오늘 경기의 키였다"고 설명했다.
플레허티는 1회부터 직구 구속이 대부분 90~92마일대에 머물렀고, 스트라이크존 모서리를 찌르는 공이 드물었다. 컨디션이든 몸 상태든 로버츠 감독은 시작부터 플레허티의 구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2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1-3으로 뒤진 3회말 선두 알론소를 7구째 볼넷, 제시 윙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패배를 예감했을 지 모른다. 플레허티의 난조가 이어지던 3회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가 불펜진에 다시 연락을 한 것은 브랜든 니모의 우중간 적시타로 1-8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후였다.
다저스는 두 번째 투수 브렌트 하니웰은 4⅔이닝 6안타 4실점했고, 반다가 8회말 2사후 등판 제프 맥닐을 땅볼 처리하고 마지막 투수로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플레허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때 상대 간판 매니 마차도와 욕설이 섞인 설전을 주고받으며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러나 이날은 마운드와 더그아웃에서 표정이 밝지 않았다. 자신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플레허티의 부진 '덕분'인지 몰라도 다저스는 불펜진을 아꼈다. 라이언 브레이저, 마이클 코펙, 에반 필립스, 다니엘 허드슨, 블레이크 트라이넨 등은 20일 하루를 더 쉬고 21일 '불펜데이'로 치르는 6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플레허티의 예상치 못한 부진 때문이지, 아무리 그래도 로버츠 감독이 홈에서 월드시리즈 진출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투수 운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로버츠 감독은 이날 오타니의 베이스러닝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다저스는 1회초 선두 오타니의 우중간 안타와 베츠의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때 3루주자 오타니가 홈으로 뛰어들려다 포기하고 3루로 돌아갔다.
메츠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전진 수비를 한 것도 아니어서 오타니가 홈으로 쇄도하지 않은 건 의외였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3회초 FOX스포츠 켄 로젠탈 기자와의 더그아웃 인터뷰에서 "모르겠다. 오타니가 머리에 쥐가 나서(brain cramp) 꼼짝하지 않은 것 같다. 상대는 그 순간 모멘텀을 얻었을 것이고 우리는 그걸 극복하길 바랐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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