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지옥훈련→2위’ 박진만호 어떻게 2년 만에 KS 진출 기적 이뤘나…KIA와 31년 만에 정상서 맞대결

최민우 기자 2024. 10. 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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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만 감독이 구자욱과 함께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강민호를 맞이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박진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최민우 기자]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의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성공시켰다. 박진만 감독은 이제 정상 등극을 바라본다.

삼성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거둔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냈다. 이제 정규시즌 1위 KIA 타이거즈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박진만 감독 부임 후 2년 만에 이뤄낸 대업이다.

박진만 감독은 2022시즌 도중 경질된 허삼영 전 감독을 대신해 삼성 지휘봉을 잡았다. 8월부터 감독 대행자격으로 팀을 이끌었고, 9월 이후에는 승률 1위(0.621)을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2023시즌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삼성의 감독이 됐다. 베테랑과 신진급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의식을 불어넣었고, 확실한 주전을 고르기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캠프 때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흔히 말하는 ‘지옥 훈련’이 펼쳐졌다. 효율과 자율을 중요시 하는 다른 팀들의 기조와 달리, 삼성은 많은 훈련양으로 실력 향상을 도모했다. 구자욱 같은 주축 선수들도 예외는 없었다. ‘박진만 식 스프링캠프’를 처음 경험했던 구자욱은 “야구장에 있는 시간이 길다. 훈련양이 많다. 아침 8시에 야구장에 출근하는데, 숙소에 들어가면 밤 8시가 넘었다”며 지옥훈련에 대해 이야기했다.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삼성의 2023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다. 부상에 허덕이는 날이 많았고, 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한때 창단 첫 꼴찌 추락 위기를 맞기도 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을 제외하면 존재감을 드러낸 선발진이 없었다. 그리고 야수진 뎁스 부족도 문제였다. 가장 큰 문제점은 불펜진이었다.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꼴찌였다. 역전패는 최다인 38번 당했다. 삼성은 정규시즌을 8위로 마쳤다.

▲ 김재윤 ⓒ곽혜미 기자

삼성은 2024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뒷문 강화에 나섰다. FA 불펜 최대어이자 리그 정상급 클로저로 활약한 김재윤과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또 베테랑 불펜 자원 임창민도 2년 총액 8억원에 영입을 했고, 내부 FA 자원 오승환도 2년 총액 22억원에 붙잡았다. 삼성은 불펜 보강에만 88억원을 투자했다. 뒤늦게 취임선물을 받은 박진만 감독도 “제일 큰 고민이 불펜이었는데, 구단에서 보강을 많이 해줬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반색했다.

불펜이 크게 강화된 가운데, 삼성은 투타에서 뉴페이스 발굴에도 성공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김영웅이다. 물금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영웅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수술을 받아 생긴 공백을 틈타 기회를 받았다. 그리고 잠재력을 일깨우며 거포 본능을 자랑했다. 올해 김영웅은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고 126경기에서 28홈런 79타점 65득점 타율 0.252 출루율 0.321 장타율 0.485 OPS(출루율+장타율) 0.806으로 활약했다.

투수진에는 좌완 이승현이 알을 깨고 나왔다. 대구상원고 출신인 이승현은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데뷔 후 이승현은 줄곧 불펜 투수로 뛰었지만, 올해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17경기에서 87⅓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삼성은 에이스 원태인과 짝을 이룰 젊은 선발 투수 발굴에 성공했다.

▲ 구자욱 ⓒ곽혜미 기자

투타 모두 완벽했던 시즌을 보냈다. 삼성은 팀 홈런 185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구자욱이 33홈런, 김영웅 28홈런, 박병호 23홈런, 이성규 22홈런, 강민호 19홈런, 이재현이 14홈런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김헌곤(9홈런)과 르윈 디아즈(7홈런), 윤정빈(7홈런), 전병우(5홈런) 등도 일발장타력 삼성은 시즌 내내 어느 팀과 견주어 봐도 막강한 타선을 자랑했다.

마운드도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이 15승(6패)을 거뒀고 외국인 원투펀치 코너 시볼드(11승 6패)와 데니 레예스(11승 4패)가 22승을 합작했다. 좌완 백정현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6승(5패)을 거뒀고, 이승현도 6승을 올리며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랐고, 51승을 따내며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다.

▲ 강민호 ⓒ곽혜미 기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최지광과 오승환, 백정현 등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지만, 삼성 마운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이 연이은 호투를 펼쳤다. LG 염경엽 감독도 “시리즈 열세가 된 이유는 타격도 문제였지만 투수력에서도 밀렸기 때문이다”며 삼성의 투수진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구자욱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이탈했지만, 삼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2연승 뒤 1패를 당했지만, 결국 4차전을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삼성은 KIA를 상대한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KIA가 맞붙는 건 무려 31년만이다. 삼성은 총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KIA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와 격돌했는데, 모두 패했다. 1986년 한국시리즈에서 1승 4패로 해태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고, 1987년에는 1승 4패로 또 해태가 축배를 드는 걸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1993년에도 2승 1무 4패로 삼성은 해태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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