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조선시대 보물 ‘신·구법천문도’ 특별 전시전

김요섭 기자 2024. 10.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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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처리 및 병풍 장황 복원과정.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제공

 

조선시대 병풍 모습을 되찾은 보물 및 복제본이 사상 처음 공개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다음달 17일까지 파주관에서 보물 ‘신·구법천문도’ 특별 전시전을 갖는다고 19일 밝혔다.

‘장황 복원(粧䌙復原)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複製’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낱장 형태이던 보물 신·구법천문도를 원래의 병풍 장황으로 복원하고, 복제본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전시이다.

파주관에 따르면 신·구법천문도는 조선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천문도로, 동서양의 천문지식이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중한 천문도이다.

앞서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1995년 천문도가 박물관에 들어온 후, 2000년에 보존처리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과정에서 이 천문도가 조선의 전통적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영조대에 새로 만든 서양식 천문도 황도남북양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함께 담은 조선 후기 천문도임을 확인하는 성과를 냈다.

구문회 유물과학과 과장은 “당시는 원래의 모습을 추정할 자료가 부족해 병풍으로 만들지 못하고 최소한의 보존처리만 했다”며 “ 2001년에 그 가치를 인정해 보물로 지정하면서 이러한 양식의 천문도를 신·구법천문도라고 이름 지었다”고 말했다.

전지연 학예연구사는 “신·구법천문도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1~3폭에는 구법(舊法)이라고 부르는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있는데, 북극성을 가운데에 두고 북반구의 별자리를 하나의 원 안에 그렸다. 4~7폭에는 신법(新法)이라고 부르는 황도남북양총성도가 있다. 이것은 각각 황도를 기준으로 천구를 반으로 나눠 황도의 북극과 남극을 중심으로 별자리를 그린 것이다”며 “마지막 8폭의 일월오성도는 위에서부터 해, 달, 토성, 목성, 화성, 금성, 수성을 그리고 옛 이름을 함께 기재했다. 여기에는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을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물 신구법천문도 특별전이 개최되는 파주관 전시실전경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제공

파주관에 따르면 그림이나 글씨를 감상하거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족자나 병풍 등으로 다양하게 꾸미는 형식, 형태, 기술을 장황이라고 한다. 병풍의 장황은 단순히 서화(書畫)를 꾸미고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화의 전체적인 구도나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감상할 때 그림이나 글씨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신·구법천문도의 병풍 장황 연구를 시작하면서 총 9건의 신·구법천문도가 국내·외에 현존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채색 재료 성분과 도상 분석 등 과학적인 분석으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보물 신·구법천문도가 현존하는 신·구법천문도 중 시기가 가장 앞선 것 중 하나임을 확인했다.

전지연 학예연구사는 “2000년 첫 번째 보존처리 과정에서 남겨놓은 병풍 속틀 종이와 직물 편이 병풍 복원의 계기가 됐다. 병풍 속틀 종이로 원래의 병풍 크기와 구조를 파악했고, 병풍을 꾸몄던 직물 편으로 장황 재료의 재질, 색상, 크기를 알 수 있었다”면서 “추가로 필요한 부분은 다른 신·구법천문도를 참고해 병풍 장황을 설계했다. 장황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와 병풍 복원을 진행해서 장황 복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파주관은 이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또 다른 보존으로 복제(複製)가 있다.

서화나 섬유, 목재와 같은 유기물로 된 문화유산은 온·습도와 빛에 민감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존을 위해 보존환경이 잘 갖춰진 수장고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이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복제품으로 만들었다.

신·구법천문도도 이런 이유로 복제품을 만들었다.

한편 이번 특별전 이후에는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원본은 수장고에서 보관하고, 복제본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보존과학실에서 내년 10월 19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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