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내 무릎 중요하지 않아, 1%라도 믿고 싶었다” 대구->부산->일본->인천->서울...투혼의 레이스는 진심이었다
“중요한 상황이면 무릎이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1%의 (출전)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었다.”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직감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단 사흘만에 대구->부산->일본->인천->서울로 이동하는 투혼의 레이스 끝에 며칠만에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로 복귀했다.
기적과 같은 합류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1회말 1사 후 우전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치는 과정에서 왼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구자욱은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지난 2012년 2라운드 전체 12번으로 삼성의 부름을 받은 뒤 올해까지 1210경기에서 타율 0.318(4699타수 1495안타) 167홈런 786타점 140도루 OPS 0.897을 써냈다. 올 시즌에도 129경기에 나서 타율 0.343(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13도루 OPS 1.044를 기록, 삼성 타선을 이끈 구자욱이다.
불의의 부상과 마주한 구자욱은 16일 오전 대구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이동해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이틀간 치료를 받았다. 이어 1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추가로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늦은 밤 삼성의 서울 원정 숙소에 합류했다. 단 사흘만에 수천 킬로미터 거리를 오간 투혼의 레이스다.
여전히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통증은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오늘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선 대기를 시키려고 하고 있다. (대타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자욱 역시 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타석에 서서 끝까지 1루 베이스까지 전력 질주하겠다는 각오를 불태웠다. 구자욱은 “중요한 상황이라면 무릎이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PO 4차전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19일 경기 전 진행한 구자욱과의 일문일답이다.
(어제) 늦게 도착했다. 또 추가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나서 이동하니 선수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너무 늦어서 오늘 와서는 서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오전에도 치료를 받고 온 상태다.
Q. 대구에서 합류하지 않고 인천으로 합류한 배경은 뭔가
대구에 가더라도 치료를 받고 집에서 온다거나 그래야 될 것 같았는데, 내가 요청을 했다. 치료를 받았고, 또 어제 경기 취소가 되면서 하루라는 시간이 더 생겼으니까. 더그아웃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왔다. 또 치료를 받고 많이 호전되어서 경기를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의 순간들을 위해서 일단은 서울로 향했다.
Q.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많이 좋아진 상태라고 생각한다. 1회부터 나갈 수 있는 몸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이 주어진다면, 준비는 잘 하고 있을 생각이다. 그렇다.
Q. 베이스러닝은 힘든가
아무래도 주루 쪽이 가장 중요한 게 야구이고, 안타를 친다고 한들 주루플레이가 쉽지 않으면 주전으로 나가기 쉽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 상태는 아니지만 많이 호전됐다. 어느 순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순간이)안 오고 이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며)당연히 가야겠죠. 중요한 상황이면 내 무릎이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타격에는 문제가 없나
그걸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 다리를 지탱하고 타격하면서 버티는 것은 문제가 없다. 타격 자세나 그런 것들은 테스트를 많이 해봤다. 문제는 없었다. (타격 연습이나) 그런 시간은 따로 없었다. 여기 실내 연습장이 따로 없어서 간단한 스윙 연습이나 토스 배팅 같은 걸 해봐야 될 것 같다.
Q. 짧은 시간 일본을 왕복하는 쉽지 않은 치료 과정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1%의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었다. 뭐든지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또 구단에서도 흔쾌히 잘 알아봐주시고 보내주셔서 바쁘게 다녀왔다.
Q. 3차전은 봤나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너무 잘 던지고 잘 쳤는데, 그런 타구들이 잡히기도 했다. 운이 조금 안따라줬던 것 같다. 1패를 했을 뿐이다. 또 2승을 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슬라이딩을 하자마자 무릎에 이상이 있다는 걸 느꼈다. 무릎이 나갔다 왔다는 느낌은 있어서 급하게 스태프를 호출했다. 그런데 처음엔 타박상인줄 알았다. 또 움직여졌고, 1회였고 중요한 시리즈여서 빠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베이스러닝을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아프더라. 참고 해보려 했는데 잘 안됐던 것 같다.
Q. 득점 때 홈으로 들어오면서 있는 힘껏 뛰었는데
있는 힘껏 뛰진 못했다. 조금 여유 있는 타구였기도 했고, 완벽하게 뛰지는 못했다. 너무 통증이 심해서 절뚝이는 모습을 보여서 지켜보는 분들에게도 죄송했다. 도루를 한 것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이 컸다.
Q. 오늘 더그아웃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오늘 역시도 응원하러 왔고, 파이팅을 불어넣으려고 왔다. 선수들이 잘할거라고 믿고 있다. 또 너무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단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해낼 거라고 믿는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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