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_비욘더게임] 대항마 나타난 대한체육회장, 대한축구협회장은 대안 있나?

김형중 2024. 10. 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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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용인에서 ‘정몽규 나가’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나 선수단을 향한 어떠한 야유도 없었다.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에선 대표팀을 향한 뜨거운 함성만 들렸다. 지난달 팔레스타인전이 끝난 후 ‘붉은악마’가 홈 경기 때 더 이상 야유는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덕분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팬들은 여전히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정몽규 회장은 협회 주요 인사들과 함께 국회에 출석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질의에 답변하기 위함이었다. 7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질의에 정몽규 회장은 쩔쩔맸다. 국회 출석에 앞서 협회에서는 과연 어떤 준비를 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당시 국회에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도 자리했다. 그는 내년 1월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고 있지만 체육계 개혁 의지를 나타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이 걸림돌이다. 최근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무리한 수의계약 등을 통한 국가계약법 위반 가능성, 과도한 예산 집행 등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대한체육회장의 연임 자격 여부를 판단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기흥 회장의 측근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미 3연임을 위해 물밑 작업을 마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체육계에서는 개혁의 목소리가 커졌고, 내년 1월 회장 선거에 대항마가 나타났다. 지난달 9일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고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2019년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아 국내외 스포츠 행정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대한탁구협회장 재임기간 프로리그 출범과 올 초 부산세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또한 지난달 30일에는 김용주 전국시도체육회 사무처장협의회장이 대한체육회장 도전을 공식 발표했다. 사이클 선수 출신으로 사이클 국가대표 코치·감독, 강원도생활체육회장,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이사, 전국 시도체육회 사무처장협의회 회장직 등을 역임했던 그는 다년간의 지방체육행정과 체육단체장을 경험한 연륜을 바탕으로 현재 대한체육회가 직면한 과제의 해결과 한국 스포츠의 개혁을 이끌 체육행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는 체육청을 설립해 세밀한 체육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활체육의 정부지원 확대와 지자체 스포츠 예산의 상향 조정이 있다. 현재 인구의 40% 이상이 생활체육에 참가하고 있지만 체육 분야 예산은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 스포츠 지도자 처우 개선과 우수 선수 및 지도자 양성, 해외 진출 지원 등을 내세웠다.


이밖에 한국체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강신욱 단국대 교수도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이에 내년 1월로 예정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이기흥 회장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진 세력의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반면, 축구계는 다르다. 정몽규 회장의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다. 2013년 첫 취임 후 3연임에 성공했고, 내년 초 선거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은 국회에서도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신중히 판단해서 결정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자신의 임기 중 천안축구종합센터의 완공과 한국형 디비전 리그의 완성을 원한다는 그의 4연임 도전은 이렇게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최근 축구계에는 국가대표 출신 A와 B가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또 시도축구협회 회장을 지낸 C도 출마를 고려 중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정몽규 회장이 물러난다면 도전하겠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아무리 축구계에서 명망 높은 인물일지라도 수십년 간 축구협회를 이끌며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 현대家와 등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지배적이다.

결국 정몽규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회장 자리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 간의 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을 더 이상 보지 않고, 탄탄하고 내실 있는 행정을 위해선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승부조작범 포함 기습 사면 시도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 실패,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좌절 등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기업인이든 경기인 출신이든 능력 있는 인물이 도전해야 한다. 대안 자체가 없다면 정몽규 회장 체제가 바뀔 가능성은 전무하다. 앞으로의 4년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비욘더게임(Beyond the Game)은 경기 이상의 스토리를 전합니다.

사진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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