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후 처음 호주 찾은 찰스 3세…시민들은 뜨뜻미지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자신이 국가원수로 있는 영연방 국가 호주를 찾았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전날 밤 부인 커밀라 왕비와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호주에서 찰스 3세를 대리하는 서맨사 모스틴 호주 총독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리 등이 마중 나왔다.
찰스 3세 방문에 돛 모양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흰색 건물 외벽에는 찰스 3세 부부의 사진이 띄어졌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때는 외벽에 검은 조명을 켜고 여왕의 사진을 띄웠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찰스 3세 대관식 때는 그의 사진을 띄우려다 NSW주 정부에서 전기를 아낀다며 이를 취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찰스 3세가 즉위 이후 영국 외에 자신을 국가 원수로 삼는 14개국 중 하나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 입장에서는 201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방문 이후 13년 만의 국가원수 방문이다.
그는 호주에서 23일까지 머문 뒤 태평양 섬나라 사모아로 건너가 56개국 대표가 참석하는 영연방 정상회의(CHOGM)에 참석하고 26일 영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찰스 3세에게 호주는 특별한 곳이다. 그는 17세이던 1966년 호주 팀버톱 질롱 그래머스쿨에서 두 학기를 보냈고, 1980년대에는 왕세자 신분으로 호주 총독에 취임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 전에 그는 총 15차례 호주를 공식 방문했다.
하지만 13년 만의 국왕 방문에도 호주 시민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엘리자베스 2세 방문 때는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모였지만, 이번에는 그런 장면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교사인 마리 파커씨는 AFP와 인터뷰에서 찰스 3세에 대해 "나에게 그는 그저 늙은 백인으로 보일 뿐"이라며 "우리에게 왕과 왕비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호주 캔버라에서 열릴 찰스 3세 환영 리셉션에는 호주 내 6개 주 총리 전원이 해외 방문 등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 국왕 모욕 논란도 일었다.
그의 방문으로 잠잠하던 호주 내 공화제 전환 논쟁만 다시 환기되는 상황이다.
군주제 폐지 운동을 벌여온 호주공화운동(ARM)의 에스더 아나톨리티스 공동의장은 찰스 3세 방문이 영국 왕실과 작별 여행이고, 다음 방문은 군주가 아닌 국빈으로 환영받길 바란다며 "그의 방문이 호주인에게 호주 국가 원수는 정규직 호주인이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파트타임이라는 안타까운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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