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난타] 10·16 재보선, 누가 본전을 했나

여론독자부 2024. 10. 19.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번 재보선의 결과를 두고 상당수 언론은 여야 모두 '본전은 했다'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대 2라는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이런 분석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전남 영광의 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08%를 얻었고 진보당 후보는 30.72%, 조국혁신당 후보는 26.56%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강화는 2번만 방문했지만 부산은 6번이나 찾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울경제]

이번 재보선의 결과를 두고 상당수 언론은 여야 모두 ‘본전은 했다’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대 2라는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이런 분석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전한 정당’과 ‘간신히 본전한 정당’으로 나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남 영광의 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08%를 얻었고 진보당 후보는 30.72%, 조국혁신당 후보는 26.56%를 기록했다. 진보당의 득표율과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을 합하면 57.26%로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을 훨씬 앞지른다. 영광 재보선 결과를 놓고 보면 민주당이 승리해 체면을 유지한 것은 맞지만 호남 민심이 민주당의 편이라고 볼 수는 없음을 증명했다고 할 수도 있다.

부산 금정구의 경우는 다르다. 금정구는 국민의힘의 아성이다. 그런 아성에서 국민의힘이 이겼으니 수성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금정구가 아무리 국민의힘의 아성이라도 선거 막판에 악재가 줄줄이 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성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선거 막판에 명태균 씨와 김대남 전 행정관 관련 의혹이 터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는 결과도 나왔다.

여기서 강화군수 선거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화군수 선거 역시 국민의힘이 승리했지만 민주당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8.85%포인트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아성인 강화 선거에서 이 정도의 격차밖에 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선거 막판에 불거진 악재가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다면 부산에도 악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데 국민의힘은 금정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22%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강화는 2번만 방문했지만 부산은 6번이나 찾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 대표 방문 횟수가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부산에서 한 대표는 당과 대통령실을 분리하는 전략을 구사했는데 이것 역시 빛을 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대표는 앞으로도 당과 대통령실을 분리하는 전략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3가지 요구 사항을 직설적으로 밝힌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텃밭에서 이겼다고 평가하기보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승리를 쟁취했다고 본다면 앞으로 있을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에서 주도권은 한 대표가 가져갈 것을 보인다. 회담 주제 선정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한 대표가 요구할 것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대통령이 변해서 여론에 부응하는 행동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한 대표는 더욱 강한 ‘분리 전략’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자칫 대통령은 두 개의 야당을 상대해야 할 지도 모른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