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魔는 무지하고 게으른 자에게 덤빈다

김광진 기자 2024. 10. 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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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 저자] ‘소방의 역사’ 송병준
송병준 소방위

“화마(火魔)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요. 제대로 알고 ‘위험 감수성’을 키워야 합니다.”

‘소방의 역사’를 쓴 19년 차 베테랑 소방 공무원 송병준(45) 소방위가 말했다. 2006년 임용돼 인천소방본부 산하 공단소방서, 미추홀소방서, 인천소방학교를 거쳐 소방청 중앙소방학교에서 교수 요원으로 신입 소방관들을 3년 동안 가르쳤다. 올해 인천소방본부로 돌아와 화마를 잡고자 다시 현장에 뛰어든 그는 “현장의 참혹함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소방에 대한 기본 지식을 함양하고 실천 의지만 있다면 비극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인천시 남동공단의 한 금속 공장에서 폭발 화재가 일어나 4명이 사상했다. 2km 밖에서도 들리는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 공장 전부가 타버린 대형 화재였다. 참혹한 현장은 출동한 송 소방위에게 불에 대한 공포와 깨달음을 안겼다. “용접의 불꽃이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으로 튀면서 발생한 화재. 금속 더미에 소방용 매트만 덮어놨더라면 막을 수 있었습니다. ‘화마는 게으른 자에게 덤빈다’는 것을 깨달았죠.”

‘소방의 역사’는 그가 16년 전 각인된 공포를 떠올리며 “사람들이 그 참혹한 현장을 다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집념으로 쓴 책이다. 고대 인류와 불의 관계부터 탐구를 시작하지만 단순한 역사책으로 보면 오산. 소화 약제와 기구, 소방차, 스프링클러, 경보·피난 설비 등의 역사를 다루며 그 기능과 사용법을 소개하는 ‘소방 실무 지침’과도 같다. “제 책이 화마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고 할 때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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