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용 정책대출까지 조이다가…반발에 ‘화들짝’
[앵커]
가계 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디딤돌 대출 취급을 갑자기 제한했다가 원성을 사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출 수요자들 거센 반발에 정부도 일단 조처를 유예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디딤돌 대출을 받기로 한 이 여성은 며칠 전 대출 한도가 1억 원 가까이 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내년 2월 이사를 앞두고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큰돈이 비게 된 겁니다.
[디딤돌대출 수요자/대출한도 약 1억 원 축소 : "1억이라는 돈이 갑자기 나오는 돈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자금 계획을 다시 짜야 되는지 거의 막막한…."]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정부가 최근 은행권에 정책금융상품인 디딤돌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담보 가치 중 대출 인정 비율인 LTV를 생애 최초 구입 때도 80%에서 70%로 낮추도록 했고,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임차인이 보호받는 금액만큼 대출 한도에서 제외하는 '소액 임차보증금 공제'도 예외 없이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서울 기준으로 이 공제액만 5,500만 원입니다.
[디딤돌대출 수요자/대출한도 약 8천만 원 축소 : "계약금은 저는 어떻게 돌려받을 수도 없는데 이걸 취소도 못 하고, 지금 솔직히 저는 지금 너무 죽고 싶고…."]
어딘가에서 수천만 원을 추가로 구해야 하지만, 수요자들의 재정 상황은 대부분 빠듯합니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6천만 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서민 대상 정책금융이기 때문입니다.
[디딤돌대출 수요자 : "저소득인 분들이 많기 때문에 집값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나면은 DSR(대출 규제 한도)을 다 잡아먹어요. 그렇기 때문에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이 전혀 나오지 않거든요."]
[권대중/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고액 대출을 받는 서울의 주요 지역, 강남 지역이나 주변 지역에 해당되는 건데 오히려 그 이외의 지역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향이 큰 규제 조치를 갑자기 바꿨다는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오늘 디딤돌 대출 제한을 잠정 유예하라고 은행권에 통보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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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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