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진드기 무섭게 북상…'감염병 지도' 바꾼 기후변화
이상 기후에 감염병 위험 지역의 범위도 바뀌고 있습니다. 감염병을 옮기는 모기나 진드기가 북쪽으로 서식지를 넓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밭 한 켠에 털진드기를 불러 모으는 채집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연구원들이 끈끈이를 떼 실험실로 가져갑니다.
가을철 주요 발열성 질환인 쯔쯔가무시증을 일으키는 진드기 매개체가 이곳 경기도 파주에도 있는지 살피는 겁니다.
독감과 비슷한 증상인 쯔쯔가무시병에 걸리면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병을 옮기는 주요 매개체는 활순털진드기입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서해 남해 중심으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2022년부터 강원도 철원 등에서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식지가 북쪽으로 확대된 겁니다.
기후변화 탓입니다.
[김동건/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생태학 전공) : 곤충은 온도에 따라서 성장 속도라든지 살 수 있는 지역의 범위가 달라지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기온이 올라가면서 점점 추운 북쪽에서까지도 이제 그 곤충들이 살 수 있는 서식처 범위가 이제 넓어지게 되는 거죠.]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 모기도 점차 북상중입니다.
지난해 여름철 대비 올해 같은 기간을 보면 활동 영역이 더 넓어졌습니다.
더불어 개체 수 자체도 많아졌습니다.
모기는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 동물인데, 전국적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대사활동이 활발해져 서식지가 확대된 겁니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을 옮기는 매개체의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희일/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 : 남쪽에서만 있었던 매개체가 북상을 하게 되면 새로운 매개체가 들어온 거나 비슷한 현상을 나타냅니다. 어디까지 분포하는지는 저희가 질병을 관리하는 관리 지역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이냐에 되게 중요한 변수입니다.]
기후 변화가 감염병의 지도는 물론 질병 대응 체계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방극철 이현일 / 영상편집 지윤정 / 영상디자인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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