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 말 못하는 주일 대사..."한다고 확실히 못해"

김세호 2024. 10. 1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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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 "일, 한국인 노동자 강제성 표현 미흡"
박철희 대사, 강제 동원 관련 애매한 답변에 논란
"사도광산 노동자 추도식 올해 안에 열릴 것"

[앵커]

주일 한국 대사관 국정감사에서는 일제 강제노동에 대한 정부 입장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질의와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박철희 주일 대사는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을 명확히 하라는 요구에 '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세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질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도 광산에 집중됐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사도 광산 관련 전시물에 한국인 노동자의 강제성이 제대로 들어있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철희 주일 대사에게 평소 '강제 동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며 명확히 해달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 대사는 외교적 파장을 고려하겠다면서 애매한 답변을 이어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재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국인 강제 노동자라는 단어, 사용 못하시겠습니까?]

[박철희 / 주일 한국대사 : 못한다는 이야기는 안 하겠습니다.]

[이재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럼 하시겠습니까?]

[박철희 / 주일 한국대사 : 한다고도 제가 지금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고요.]

여야 의원들의 지적과 추궁이 잇따랐습니다.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 : 강제 동원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요.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한국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이것은 강제 동원'이라고 말씀을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홍기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대사님이 정확하게 말씀 하셔야 해요. 그렇게 하시겠죠?]

그제서야 박 대사는 '강제 노동' 표현을 명확히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박철희 / 주일 한국 대사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식민지 지배하에서는 원천적으로 무효이기 때문에…]

박 대사는 일본이 약속한 노동자 추도식은 올해 안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고위급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사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강제 노동' 표현에 대한 소극적 태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YTN 김세호 (se-3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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