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로비 혐의 대표 “윤관석 골프 회동, 후원금 인정…조건부 아냐”
‘돈봉투 징역’ 윤관석 전 의원, 세번째 재판행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윤관석 전 무소속 의원의 첫 공판에서 입법로비를 벌인 것으로 지목된 욕실자제 업체 대표가 “윤 전 의원과 골프를 치고 후원금도 냈지만 조건부는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18일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윤 전 의원의 첫 공판을 열었다. 첫 공판에서 욕실자제 업체 대표 송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바로 이어졌다.
윤 전 의원은 송씨로부터 2017년 6월~2023년 3월 ‘수도법 개정안’과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 규정’ 개정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후원금과 골프 이용료 등 총 227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 이 금액 중 772만5438원은 2017년 6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송씨가 윤 전 의원과 그의 아내,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며 대납한 금액이다. 나머지 금액은 송씨가 윤 전 의원에게 제공한 후원금 650만원, 자신과 친분이 있는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제공하도록 한 금액 850만원이다.
윤 전 의원은 2021년 3월 국내에서 제조·판매되는 절수설비에 절수등급 표시를 의무화하는 수도법 일부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는데 이 법안은 2021년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은 정부가 화장실 배수용 배관을 배수 소음 차단 성능이 높은 공법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대통령령)을 시행하는 과정에도 윤 전 의원이 관여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윤 전 의원의 뇌물수수 등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송씨가 골프를 치면서 법 발의 필요성이 담긴 자료를 돌리고, 법 개정 추진 시기에 맞춰서 후원금을 낸 행위는 청탁이 의심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골프 회동과 관련해 송씨는 “솔직히 의원님들이 바쁘지 않나”며 “주말에 충분히 설득을 해야 이해할 것 같아서 골프 몇 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송씨는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윤 전 의원실을 찾아가기도 한 사실을 인정했는데, 다만 이런 골프 회동이 “검토해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후원금과 관련해서도 “조건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 전 의원 측은 “검찰이 사실관계를 단정하고 질의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윤 전 의원 측은 이날 혐의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배부용 돈봉투에 들어갈 6000만원 상당 금품 마련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 7월 1심과 같이 징역 1년8개월과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윤 전 의원은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전달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됐고,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9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406271411001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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