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한 회동, ‘김건희의 나라냐’ 성난 민심 직시해야

한겨레 2024. 10. 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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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1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번 만남이 정권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아닌,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형식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전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각종 의혹 규명 협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 사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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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10월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1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윤석열 정부의 최대 리스크가 된 김건희 여사 논란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번 만남이 정권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실은 18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21일 오후 차담 형식으로 만난다고 공지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아닌,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형식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전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각종 의혹 규명 협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 사안을 제시했다. 10·16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결과를 “쇄신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규정했고, 선거 직전엔 대통령실의 ‘김 여사 라인’ 문제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김 여사 논란을 방치했다간 당정이 공멸한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대통령실의 어설픈 해명으로 봉합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지 오래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최근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언급한 김 여사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메시지 캡처본이) 한 2천장 된다. 최고 중요한 것만 까도 200장 넘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하야·탄핵’ 등 노골적 협박까지 일삼는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의 대응은 무력하기만 하니, 국민의 의구심은 날로 커져간다.

여기에 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등은 김 여사를 위한 국가기관으로 전락했다. 전날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에게 불리한 근거는 의도적으로 무시됐다. 지난 2일엔 전 국민에게 공개된 명품 백 수수 의혹도 불기소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의혹을 감사하면서, 김 여사 개입 의혹은 다루지도 않았다. 권익위는 명품 백 사건을 우격다짐으로 종결 처리했다. 만인 앞에 공정해야 할 국가권력이 ‘법 위의 김건희’를 공표한 셈이다.

21일 만남의 성과를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아왔다. 앞서 ‘김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비선은 없다”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민심의 분노가 임계치에 이른 상황에서 이런 식의 대응은 더 큰 역풍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가시적 조처만이 김 여사 ‘수렁’에서 벗어나 정국을 정상화할 수 있다. 이번 만남이 그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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